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정철 Sep 06. 2020

우린 다 절뚝거리니까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


영화 '내 사랑'(My Love, 2016)은 캐나다의 민속 화가 '모드 루이스(샐리 호킨스 분)'의 인생을 담은 이야기다. 1903년 캐나다의 작은 해안마을 사우스 오하이오 노바스코샤(Nova Scotia)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류머티즘을 관절염을 안고 태어났다. 그녀가 33살이 됐을 무렵 아버지와 어머니를 2년 사이에 모두 여의고 오빠인 '찰스'와 잠깐 살다가 이모와 함께 살기 위해 떠난다. 그러나 혈육인 찰스와 이모마저도 그녀를 살갑게 대하지 않는다. 


장애를 갖고 있지만 그녀는 사랑에 목말랐다. 집 근처에 있는 식료품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가정부 구함'이라는 전단지를 보고 무작정 전단지의 주인인 '에버렛(에단 호크 분)'를 찾아간다. 생선을 파는 에버렛은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역시 불편한 구석이 있다. 사회성이 부족하고 사람을 대하는 데 서툴다. 나이가 들어도 주위에 이렇다 할 여성도 없다. 그는 장애가 있는 그녀를 처음에는 부족한 여인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둘의 부족함이 서로를 끌어들인다. 가정부를 둘 작정이던 그는 루이스를 결국 아내로 맞이하게 된다.



루이스는 남편 옆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그녀는 조그만 집에 앉아 하루에 하나씩 그림을 그리곤 했는데, 엽서처럼 예쁜 그림은 곧 입소문을 타게 된다. 한 장에 5달러에 판매하던 그녀의 그림은 이윽고 닉슨 미국 대통령에게까지 연락이 올 정도로 유명세를 타게 된다.


동화 같은 그녀의 그림

그녀의 그림은 어딘지 모르게 동화 같다. 아이들의 그림처럼 순수하고 따뜻하다. 때론 환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는 그녀가 대게 밝은 색깔을 사용에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다. 그녀의 그림에는 대게 고양이와 꽃, 풀과 같이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사물이 등장하는데 이것이 그녀의 그림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한다. 


무드 루이스의 실제 작품


 엽서처럼 생긴 그녀의 그림은 작은 집에 달려있는 '액자'와 닮아 있다. 그녀는 "내 인생의 전부가 액자 속에 담겨있다"라고 말했는데,  본인의 독창적인 눈으로 세상을 해석한다. 남편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그림에 남편의 이름을 새긴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평생 행복을 얻을 수 없을 거 같던 그녀는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인생을 마무리한다. 그녀는 남편에게 마지막 말을 하며 눈을 감는다.  '나 사랑받았어요'(I was loved).  


 우리 모두 절뚝거리는 인생이다. 완벽한 것 같아 보여도 그런 사람은 없다. 불안전한 사람이 모여 완벽한 사랑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우리는 옆에 누군가에 있느냐에 따라 힘을 내기도 하고 힘을 뺏기기도 한다. 영화 '내 사랑'은 불완전한 삶 속에서 서로의 등을 기대며 살아간 한 사람의 이야기다.  그녀가 궁핍했던 삶 속에서 했던 말이 떠오른다. "내 앞에 붓만 하나 있으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모스 루이스 부부가 실제 살던 집.


작가의 이전글 이효리가 중국에 사과한 이유, 서구 민주주의 위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