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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찹쌀떡 Oct 06. 2020

읽고 읽고 또 읽겠다는 결심

얼마 전 지인의 글을 읽고 깜짝 놀랐다. 가까운 지인은 아니고 그냥 오며 가며 몇 번 마주친 정도의 사이였는데, 어쩌다 보니 자료를 주고받을 일이 생겼다. 그리고 그분이 끄적인 몇 개의 글을 읽게 되었는데, 글을 풀어가는 솜씨와 단어의 선택이 보통이 아닌 것이다. 평소에 약간 허술해 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명료하면서도 풍부한 글에 순간 매료되고 말았다.


글을 잘 쓴다는 건, 타고는 것도 있겠지만 그분에 글에서는 글을,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게 묻어났다. 다소 생소한 표현이지만 그 문맥에 찰떡같이 맞아드는 단어들을 야무지게 사용하고 있었다. 그분의 글을 읽다가 내가 쓴 글들을 뒤적이고 있노라니 그 깊이감의 차이가 확실하게 느껴졌다.


한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많이 읽지 않았다. 그나마 읽어왔던 책들도 편식을 하며 읽었다. '나에게 책 읽기는 취미야, 그냥 맘 편히 읽고 싶을 때만 읽을 거야.' 그런 내 결심과 행동이 잘못됐다고 볼 순 없지만, 지식과 생각의 저변을 더 넓힐 기회를 차단한 것은 아니었나 싶다.


블로그와 브런치에 짧은 글들을 쓰면서 '쓰다 보면 글을 좀 더 잘 쓸 수 있겠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전할 수 있게 되겠지' 생각했었다. 그런데 내 글이 좀 더 탄탄해지고 전달력이 높아지려면 넓고 깊은 독서가 필수적인 것 같다. 내 경험 또한 중요하지만 실제 겪는 경험은 한계가 있으니까. 동일한 예시보다 다양한 사례를 곁들이고, 열 줄의 설명을 늘어놓기보다 대신할 수 있는 한 단어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책의 도움이 절실하다.



때마침 '그러니까 당신도 써라(배상문 저, 북포스)'를 읽다가 나를 위해 조언하는 듯한 문구를 발견해서 적어본다.


p44) 남의 글 읽을 시간 있으면 그 시간에 내 글 한자라도 더 쓰겠다는 생각으로는 10년을 써도 필력이 늘지 않는다. 설사 그렇게 100편의 글을 쓴다 한들, 처음 글과 100번째 글의 수준차는 크지 않을 것이다.(중략)
매일 먹던 것만 먹고, 입던 옷만 입고, 만나던 사람만 만나고, 다니던 길로만 다니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거다. 인생의 '헛짓'이 필요하듯이 독서에도 '헛독'이 필요하다. 싫어하는 취향의 책 중에서도 좋아하는 책이 있을 수 있으니! 귀여니만 읽지 말고 박완서도 읽어야 한다. 박완서만 읽지 말고 귀여니고 읽어야 한다. '폭식'으로 '취향의 확신'을 경험하라.



바쁘다고 미뤄왔던 책 읽기를 틈틈이 챙겨야겠다. 그리고 처음엔 좀 재미가 없더라도, 속도가 더디더라도 다양한 책을 읽어야겠다. 흔히들 독서는 체험을 확대하는 활동이며, 지식을 축적하고 머리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체득하는 일련의 행동이라고 하지 않던가. 전과는 다른 독서가 반복적인 삶을 새롭게 하고, 빈약하고 건조한 내 글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데 큰 도움이 되길 바라본다. 그러니 열심히 읽고 또 읽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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