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잊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 문자로 써두면 잊기 쉽다는 점을 잘 이용하도록 한다. 그러고 보면 일기의 효용은 기억하는 데 잊지 않고, 오히려 잊어서 머리를 정리하는 데 있다. 생각해 보면 렘수면 자체가 무의식적으로 일기 쓰기에 가까운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일단 써두면 마음 어딘가에서 '이제 안심해도 돼. 써뒀잖아!'라고 속삭이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본인은 알지 못해도 쓰레기가 버려진다. 일기를 다 썼을 때 일종의 쾌감을 느끼는 것은 망각과 쓰레기 배출이 끝나 상쾌해진 기분의 표현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일기가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는 것도 납득이 간다. 일기를 써서 그날의 일을 잊을 수 있다면 활기찬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 매일 그래야 한다. 쉬어서는 안 된다. 렘수면에 지면 안 된다. 필요 없는 것을 잊기 위해 일기는 존재한다. (지적 생활 습관, 도야마 시게히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