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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피오 Jan 23. 2017

[베트남/무이네]D9_다시 만난 그녀

긴 기다림 끝에 무이네에서 재회한 그녀

얼마나 기다렸을까, 그녀에게서 메신저가 왔다.


“나 도착했는데 어디야?”

“터미널, 버스 안 왔는데?”

“나 내렸는데 무슨 소리야~”

그리고선 현재 위치를 전송해왔다. 족히 1km는 떨어져 있는 듯했다. 어찌 보면 내가 있는 곳보다는 내가 예약한 호스텔과 더 가까운 듯했다.


“내가 지금 거기로 갈게. 가만히 있어.” 하고 내 위치를 전송했다.


한참을 걸었다. 드디어 그녀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기 시작했다.

저만치에서 낯익은 여인이 걸어오고 있다.

그녀였다.

해맑게 웃으며 걸어오는 그녀와 만 하루 반 만에 그렇게 다시 만났다.


“안녕, 한국 남자?”

“안녕, 중국 여자!”

“왜 아직도 가방을 메고 있어? 호스텔 체크인 안 했어?”

“나 누나 기다렸지, 같이 체크인하려고. 호스텔 예약은 했어?”

“응, 너랑 같은 곳!”


호스텔에 예약을 했다고 진작에 말했으면, 나는 먼저 체크인을 했을까?

아마 그랬더라도 기다리지 않았을까 싶다.

애초에 무이네에 오는 목적은 사막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 여행의 목적이 조금씩 그녀로 바뀌고 있었던 것 같다.


한참을 걸어 호스텔에 도착을 했다. 정말 이름대로 언덕 위에 위치했다.

호텔급의 좋은 방부터 호스텔급의 도미토리까지 운영하는 큰 호텔이었다. 물론 호스텔의 투숙객도 호텔의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후훗.


12인실에 침대를 각각 배정받았다. 싼 가격과 좋은 평 때문인지 12인실 방이 2개가 있는데 모두 꽉 차 있었다. 이러니 중국 대학생 친구들이 묵을 방이 없지...

체크인을 하고 리셉션에 가서 투어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이 곳 리셉션 앞에서 출발하는 샌듄 일출 / 일몰 투어 각각 5불이란다. 그동안 블로그에서 찾아봤던 그 어떤 투어보다 저렴하다. 숙소에서 만난 대만 여대생 2명과 같이 내일 일몰 투어를 신청했다. 무슨 운명인지 모르겠지만 한국 사람은 지금껏 거의 남자만 만났는데, 친해지는 여자는 죄다 중국 아니면 대만이다.


아무튼, 저녁 식사를 하며 각자의 하루간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주며 폭포, 머드 사우나, 중국 대학생들과의 해변 이야기들을 하니 본인도 달랏에서 만난 말 많은 한국 아저씨와 나처럼 직장을 그만두고 베트남을 여행 중이라는 동년배의 한국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나는 중국 사람만 만나고, 그녀는 한국 사람만 만나고.

우연이었을까?

저녁을 먹고 올라오는 길에 오늘은 잘 익은 아보카도를 샀다.


‘잘 익은 것은 껍질도 잘 까지고 맛도 이렇구나... 향은 좀 그렇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에서의 하루가 어찌 보면 하는 일 없이 무의미하게 흘러갔다. 그래도 그녀를 다시 만났고, 같은 숙소에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고 내일부터는 무언가 좋을 일이, 재미난 일이 생길 것만 같다.

조식x, 수영장o, 투어 저렴, 1일에 5불미만, 나의 평점은 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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