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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피오 Jan 24. 2017

[베트남/무이네]D10_요정의 샘, 피싱 빌리지

5불짜리 선셋 지프 투어 1탄

미리 나와서 대기 중이던 대만 여대생 두 명과 오늘 투어를 같이 할 독일 여대생 두 명을 만나 함께 사륜구동 지프차에 몸을 실었다.


중국어로 샬라 샬라 이야기하더니 셋이 까르르 웃는다.


“동생, 얘네들이 우리 둘이 커플인 줄 알았다길래 내가 아니라고 했어. 잘했지?”

“하하 잘했네!”

“(귓가에 속삭이며) 어린 친구들이랑 잘해봐. 굿럭!”

“뭐래 ㅋㅋ”


지프는 우리를 요정의 샘물로 제일 먼저 데려다주었다.

가방에 그녀들의 신발이 걸려있다

사전에 블로그에서 미리 공부한 대로, 신발을 맡아주거나 가이드를 해주겠다는 동네 꼬맹이들을 물리치고 여섯 명이서 쪼르르 샘물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동네 꼬맹이들에게 엮이면 한국돈 몇천 원은 거저 적선해주어야 한다.


독일 여대생들이 앞으로 치고 나갔다. 

중국, 대만 여인네들이 신발을 쫄래쫄래 들고 사진을 찍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동방예의지국 대한민국의 남자로서의 본능도 있고 해서 나까지 네 명의 슬리퍼와 쪼리를 다 받아서 내 가방 줄에 걸었다.

중국 언니와 커플이 아니어서였을까, 아니면 신발을 들어줘서였을까.

대만 여대생들이 본격적으로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오~빠~”


참으로 외국인이 발음하는 ‘오빠’라는 단어는 듣기 좋다.

‘누나’라고만 말하다가 급 ‘오빠’라는 단어를 들어서 그런 것이 절대 아니다.

연상녀랑 다니다가 연하를 만나서 좋았다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집고 넘어가는 바이다.

한때 카톡 프사였던 베스트 컷

한국 오빠와의 간단한 팬미팅을 마치고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으로 함께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다가 시간이 되어 출발 지점으로 돌아왔다.

지프는 다시 출발했고,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재미나게 촬영을 이어갔다.

조금 전에 대만 여대생들과 너무 즐겁게 노는 게 질투 났는지 그녀가 내가 촬영을 할 때마다 자꾸 가운데 손가락을 맛깔나게 치켜드는 통에 제대로 찍지도 못하고 함박 웃음꽃만 차 안에 가득 피었다.

다음 목적지는 ‘피싱 빌리지’라고 불리는 베트남 대표 소스인 ‘느억맘’의 주 재료인 멸치 같은 생선을 잡는 마을이었다. 언덕 아래쪽 바닷가에는 둥그런 고기잡이 배인 ‘까이뭄’ 들이 가득 떠 있었다.


그리고 느억맘 고유의 향기도 그곳에 가득했다. 몇몇 서양인들은 코를 막고 괴로워했지만, 중국과 대만 여인들은 미동조차 없었다.

한때 프사 2

사진을 찍는데, 역시 젊은 친구들이라 그런지 대만 여대생들이 각도를 좀 안다. 옆에서 유심히 보다가 나도 한 장 부탁했다. 


그리고 한 장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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