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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피오 Jan 18. 2017

[베트남/하노이]D1_카페에서 하노이 한 잔

한국남자, 중국여자 그리고 베트남

체크인을 한 후 가벼운 차림으로 호스텔을 나섰다.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한 사파 익스프레스를 방문했다. 사파 익스프레스는 [하노이 - 사파] 구간만을 우리나라의 우등버스로 운행하는 사파 전문 여행사이다. 베트남에 흔한 슬리핑 버스보다는 비싸지만 이 구간에만 특별히 우등버스가 있고 사파는 마지막 구간에 구불구불 산길 경사로이기에 배낭 여행자이지만 사파 익스프레스를 선택했다. 물론 한국에서 예약을 다 해놓고 이메일로 양해를 구한 후 금액을 현지에서 현금으로 지불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하노이에서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이 바로 사파 익스프레스에 가서 예약금을 지불하는 일이었다. 


사파 익스프레스 이후 찾은 곳은 베트남의 메인 여행사인 씬투어 였다. 주소를 찍고 찾아갔는데 주소가 가리키는 위치에 똑같은 간판에 5개 이상 있다. 어느 집이 진짜 씬투어인지 모르겠다. 뭐 아무거나 타도 가겠지 싶어서 이 집 저 집 다니면서 가격을 비교했다. 사파 익스프레스에는 거금 지불해놓고 고작 1,2천 원 아끼겠다고 이러고 있다. 일단 하노이에서 호이안까지 가는 버스 티켓을 예매는 했는데, 과연 이 씬투어가 진짜 씬투어인지 짝퉁인지는 당일날 타봐야 알 것 같다. 사기만 아니길.

하노이에서 사파를 왕복하는 버스 티켓과 하노이에서 호이안까지 가는 편도 티켓을 예매했더니 이제야 마음이 좀 놓인다. 대충 눈 앞에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서 시원하게 카페 쑤다를 한 잔 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제 뭐하지?'

카페에서 멍 때리다가 가까이에 있는 하노이의 명물 호안끼엠 호수를 찾았다. 차와 오토바이가 제법 많지만 호치민 벤탄 시장 앞 교차로를 생각하면 여긴 골목길 수준이다. 

나는 분명 따뜻한 남쪽 나라에 왔는데 비가 곧 올 것 같은 하노이는 쌀쌀하기만 했다. 날이 우중충하니 호수도 그다지 멋스러운 첫인상을 나에게 주지는 못했다.

호안끼엠 호수를 반 바퀴 돌고 다시 숙소로 향했다. 그리고 리셉션 직원한테 분짜 먹을만한 집을 추천받았다. 추천해달랬더니 로컬스러운 곳이 아니고 약간 서양인들 많이 가는 고급진 곳을 추천해줬다. 값이 제법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분짜는 배신하지 않았다. 


저녁을 먹고 식당을 나오는데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한다.


하노이를 두고 베트남을 잘 아는 지인이 하노이 날씨는 스코틀랜드 날씨 생각하면 된다고 했는데, 딱 이런 느낌인 것 같다. 옷을 몇 벌 안 가지고 와서 바람막이 같은 것으로 쇼핑을 좀 하려고 했는데 날이 추워져서 그런지 호객행위도 열심히 안 하고 옷들을 비 안 맞도록 비닐로 씌우는데만 열심히다. 때마침 나도 두통이 밀려온다.


철수.

숙소로 돌아와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잠시 쉬다가 첫날 밤이 못내 아쉬워 다시 밖으로 나왔다.

빗줄기가 아까보다 더 강해졌다. 옆에 누군가라도 있었으면 비 맞으면서 보는 야경이 운치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궁상이다. 괜히 감기 걸려 여행 망칠라.


하노이는 사파 다녀와서도 시간 있으니깐 오늘은 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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