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빼는 자와 찌는 자와의 눈치 싸움>-1

‘오늘의 고민’

by readNwritwo

나는 ‘런닝’과 ‘다이어트’와의 끊임없는 경쟁을 지켜보고 있다. 빼겠다는 의지와 찌려는 의욕은 스스로에게 고된 싸움이다. 둘의 전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작년 새해부터였다. 하나는 ‘10km 런닝’이고 다른 하나는 ‘수영’이었다. 1년 째 순항 중이다. 이런 결심은 프리렌서 시작 전과 시작 후 몸의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불규칙한 식습관은 나의 몸을 망쳤다. 기름기와 밀가루를 반기는 몸으로 변모하며, 거기에 야식을 즐기는 습관이 한몫했다. 살은 83kg에서 96kg까지 13kg나 불어났다. 바지를 입는 순간, 뱃살은 이미 벨트를 점령하고 있었다. 유리에 반사된 몸을 감상할 때마다 ‘환호’보다 ‘한숨’이 먼저 나왔다. 거울을 비춰가며, 날렵한 턱선을 보기 위해 고개를 돌려봤지만 보이는 건 늘어난 턱살 뿐이었다. 나는 다이어트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2020년, 새해의 시작을 ‘9’에서 ‘8’로 할 수 있었다.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올해 목표는 83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다이어트는 세 번의 실연의 아픔으로 난항을 겪었다. 코로나의 여파로 몇 달을 날려 먹었다. 빼겠다는 의지 또한 잃었다. 한 가지 희망은 있었다. 바로 겨울에서 봄으로의 계절 변화였다. 운동하는 장소는 레포츠 센터에서 동네 공원으로 바뀌었다. 4월이 하루 남은 시점에서 나는 여섯 번의 런닝을 했다. 달릴 때마다 “왜 나왔을까? 왜 뛰고 있을까?”라는 후회를 하지만 시간과 노력을 쏟아낸 결과물을 확인하는 게 내가 느끼는 유일한 기쁨이다. 그것만은 확실하다. 살을 빼는 자와 찌는 자와의 경쟁은 올해도 계속된다.

-‘열심히’와 ‘성실하게’

앞서도 말했지만 7월에는 310킬로를 달렸다. 이틀 동안 비가 왔고, 여행을 다니느라 뛸 수 없었던 날도 이틀 있었다. 그리고 녹초가 될 정도로 더운 날이 며칠인가 계속되었다. 그걸 생각하면 310킬로를 달릴 수 있었던 나로서는 나쁘지 않은 기록이었다. 결코 나쁘지 않았다. 한 달에 260킬로가 ‘열심히 달린’ 것이라고 한다면, 310킬로는 ‘성실하게 달린’ 것이 될 터이다.

달리는 거리가 늘어남에 따라서 체중도 줄어갔다. 2개월 반 만에 7파운드가 줄고, 배 둘레에 조금씩 붙기 시작한 군살도 빠졌다. 7파운드라고 하면 3킬로그램 정도 된다. 정육점에 가서 3킬로그램의 고기를 사서 손에 들고 집까지 걸어 돌아오는 걸 상상해보기 바란다. 그만큼의 무게를 몸에 붙이고 살아왔구나, 하고 생각하면 꽤 복잡한 기분이 든다. (…) 그래도 매일의 집요한 운동이 큰 성과를 거둔 것이다.(p.33-34)

-‘착실하게(성실하게)’와 ‘진지하게’

어쨌든 나는 다시 한 번 ‘달리는 생활’을 되찾았다. 꽤 ‘착실하게’ 달리기 시작해서, 이제는 제법 ‘진지하게’ 달리고 있다 그것이 50대 후반을 맞이한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직도 잘 알 수 없다. 아마도 뭔가를 의미하고 있을 거라고 나는 믿고 있다.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닐지도 모르고, 대단한 분량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거기에는 뭔지 모를 깊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어찌 됐든, 그저 한결같이 달리고 있다.(p.43)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매일 집중해서 하는 일

장편소설 <양올 쫓는 모험>을 다 썼을 때, 나 나름의 소설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보람을 느꼈다. 또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쓰고 싶은 만큼 책상에 앉아 매일 집중해서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그리고 힘든 일인가)를 온몸으로 체득할 수 있었다. 내 안에 아직 손 닿지 않은 광맥 같은 것이 잠자고 있다는 느낌도 얻었고, ‘이 정도면 앞으로도 소설가로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전망도 생겼다.(p.59)

keyword
작가의 이전글<좋아하는 일, 그리고 생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