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바다출판사, 2017)
텔레비전 방송에 대해, 특히 다큐멘터리 방송에 대해 말하는 것은 재방송이라도 하지 않는 한 여간해서는 그 작품을 다시 볼 기회가 없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지만, 영상 제작자로서의 제 정체성은 어떤 면에서는 영화보다 이쪽에 더 깊이 새겨져 있으므로 열심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영화감독이자 빼어난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를 많이 남긴 오시마 나기사는 기록영화(다큐멘터리)를 충족시키는 창작자의 조건은 ‘대상에 대한 사랑과 깊은 관심’과 ‘그것을 지속시키는 시간’이라는 두 가지를 전제로 “취재를 통해 찍는 쪽에서 일어난 변혁까지 포함하여 작품화하는 것”이라고 썼습니다.
방송 취재 대상에 대한 ‘공작’을 어디까지 허용할지는 연출가 개개인이 무엇을 소중한 ‘진실’로 인식하는 가 하는 사고 방식(주위 사람들에 대한 공작을 강화한다는 목적의 정당성에 의한 것입니다. 이는 대원에게 “울어 주세요”라고 직접적으로 요청하는 행동과는 구별됩니다. 적어도 연출가의 내부에서는요.”)이나 취재 대상과의 관계 속에서 정해지는 것이며, 반드시 여기까지는 ‘연출’, 여기서부터는 ‘조작’이라고 선을 그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 이 때의 저는 첫 체험의 실패가 트라우마가 되어 ‘연출’을 상당히 고지식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대로 열심히 연출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상대를 속이는 연출을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하면 상투적인 구성에서 벗어나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을지 계속 생각했습니다. 선배 연출가가 촬영 현장에서 어떻게 연출하는지 알기 위해 휴일에 몰래 편집실에 가서 편집 전의 소재 테이프를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갖은 ‘공작’으로 대원에게 압력을 더해 가는 그들의 연출이 명백하게 재미있고 알기 쉬우며 시청률도 높고 스폰서나 대리점의 반응도 좋습니다. 그 점이 딜레마였습니다. 어떻게든 다른 연출가들과 구별되는 작품을 만들려고 하면 “네 자기만족을 위해 방송이 있는 게 아니야” “너의 개성이나 작가성은 필요 없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저의 사고방식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었는데, 역시 지금 돌이켜 보면 지나치게 고지식했습니다. 풋내 나는 자기애에 지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p.5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