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의 에티카>(문학동네, 2008)
이를 ‘애매성’(체코 소설가 밀란 쿤데라)이라 해도 좋고 ‘역설’(문학평론가 서영채)이라 해도 좋다.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는 불가피를, 이렇게 행위할 수밖에 없다는 불가피를 정조한다. 일견 요령부득이지만 기어이 독자를 설복하여 마침내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어떤 절대성이 되고 기원이 된다.
이를테면 프랑스 시인 아르튀르 랭보라는 절대성이 되고 햄릿이라는 기원이 된다. 철학과 정신분석학은 불가피성을 해명하려 애쓰는 와중에 자신의 체계를 재정비할 것이다. 그 불가피성은 물론 인간과 시스템의 오작동이지만, 진실은 바로 그 오작동 안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모두를 일러 ‘문학적인 것’이라 부를 수 있다.(p.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