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여겼던 이에게 손을 내밀 때
이웃에게서 커다란 인형의 집을 물려받으며 이산가족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토끼 인형에게 삼층집이 생겼다. 깔끔하게 토끼 인형만 그 집에 넣으면 좋겠지만, 집 없던 콩순이와 송이도, 뽀롱뽀롱 마을을 떠나온 뽀로로와 친구들도 한 층 한 층 차지하게 되었다.
“안녕? 넌 누구니? 나는 루피야, 만나서 반가워.”
나는 루피 장난감을 들고 삼 층의 토끼 인형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니야. 여기는 우리 집이야. 너는 내 친구 아니야!”
딸아이는 루피의 토끼집 방문을 용납할 수 없다는 듯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지 말고 나랑 친구 하자. 나는 요리를 무척 잘해. 내가 당근케이크 만들어줄게. 일 층의 우리 집으로 갈래?”
딸아이는 마치 자신이 빨간 원피스를 입은 토끼가 된 것처럼 고민하더니 이내 루피를 따라 토끼 인형을 일층으로 쫄래쫄래 이동시켰다.
2학년 담임은 고려대 영어영문학과를 나온 실력이 출중한 영어교사였는데 안타깝게도 별명이 ‘핑크 돼지’였다. 학생에게 교복이 있듯 교사도 교무실에서 즐겨 입던 카디건이 있었는데 그녀는 진달래색 카디건을 선택한 탓에 그러한 별명을 갖게 되었다. 2학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주말에 핑크 돼지와 그녀의 모교를 탐방하였다. 그녀의 인솔 하에 고려대 이모저모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탐방을 마치기 전 그녀는 교내 매점에 들러 본관 건물 사진이 표지인 공책을 한 권씩 선물로 사주었다. 그 공책을 받던 한 친구의 얼굴이 지금도 <학교> 시리즈 여주인공 얼굴처럼 선명하다.
나는 그 친구와 우리 사이 일 년의 차이가 어디에서 기인한 건지 알 수 없었다. 대신 그녀에 대한 소문은 고교 입학과 동시에 무성했다. 2학년이 되어서 같은 반이 된 친구는 ‘유급’을 한 ‘복학생 언니’였고, 나는 반장을 놓치지 않는 정의로운 여고생을 지향하는 소위 모범생이었다. 우리는 교집합 없이 1학년을 보냈고, 같은 반이 되어서도 별다른 마찰도 교감도 없는 1번 강민아와 24번 이지희였다. 내가 지희의 얼굴을 처음 제대로 빤히 보았던 순간은 그 공책을 받아들 때였다. 그 아이의 눈빛에서 단단한 의욕이, 입가에는 함박웃음이 붙어 있었다.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지희는 공부가 우선이었던 중학 시절을 보낸 학생 대열에 들어오기 위해 가장 발목을 잡는 수학 공부에 집중했다. 문과였던 우리에게 수학은 포기하기 이른, 아직 해볼 만한 영역이었고 그녀는 중1 수학 문제집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갔다. 나는 친구의 그런 모습이 진심으로 멋있었고, 도움이 되고 싶었다. 쉬는 시간과 자율학습시간에 나는 그녀와 의자를 나란히 하고 머리를 맞대어 수학과 국어를 가르쳐주었다.
“밍구야, 너는 참 부처 같다. 대부분 자기 시간 뺏긴다고 물어보는 거 싫어하던데. 솔직히 공부 잘하는 애들 다 재수 없는 줄 알았어.”
친해지기 전에는 칼도 씹어 먹을 것처럼 무서웠던 지희가 진솔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너는 나 춤 가르쳐 주잖아. 진짜 나는 그 동작을 아무리 해도 모르겠어.”
나는 벌떡 일어나 강당에서 지희에게 배운 그 동작을 다시 선보였다.
“밍구야, 진짜 신은 공평한가 봐. 너 진짜 춤 존나 못 춘다. 너무 웃겨.”
지희는 내 율동을 한참 비웃더니 일어나 멋진 춤사위를 보여줬다. 체육 시간 일 년 내내 스포츠 댄스를 배웠고, 그 덕에 2학년 체육 점수는 내 생애 가장 최악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자율적으로 마음 맞는 친구들과 조를 이뤄 직접 노래를 선정하여 안무를 짜는 체육 수행평가가 주어졌다. 나는 그때 지희와 한 조였고, 처음으로 지희가 나를 답답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도 안쓰럽게 여겼고, 공부 잘하는 애도 정말 더럽게 못 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데에서 친밀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운이 좋게 3학년 때도 같은 반을 배정받았다. 더 이상 그녀는 나의 수학 과외가 필요 없을 만큼 상위권으로 진입했고, 나는 춤 선생이 필요 없는 수험생이 되었다. 우리는 다시 한번 같은 교실에서 각자의 꿈을 향해 공부하며 사이좋은 친구로 지냈다. 그리고 그녀는 훗날 내 첫 청소년 소설 속 주인공의 모티브가 되어 주유소에서 청소년기를 관통한 소녀로 평생 내 마음에 살게 되었다.
***
나경아, 앞으로 몸담게 될 크고 작은 사회에서 너는 다양한 군상을 만나게 될 거야. 정말 이해가 하나도 가지 않는 사람부터 시종 마음이 통하는 친구도 있을 테고,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을 무례한 사람도 있고, 가까이하기에는 조금 두려움을 주는 사람도 있을지 몰라. 그런 사람들이 한 데 모여 생활을 하며 일어나는 게 우리네 드라마더구나. 엄마도 당연히 마음이 통하고 결이 같은 사람과 쉽게 친해지고 어울리기 마련이었어. 근데 엄마의 학창 시절에 지희라는 친구의 출현은 굉장히 기념비적이었어. 네가 누군가를 처음 대하거나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어떠한 소문이나 선입견에 먼저 색안경이나 귀마개를 끼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겪기 전까지 특히 사람은 절대 모르는 거야. 엄마가 대학 시절 굉장히 좋아하던 교수님이 있었는데 그분 말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한 마디를 엄마는 지금도 인간관계의 철칙으로 여기고 있어. 인문학도가 타인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행위는 이해하려는 마음을 완전히 닫아버리는 일!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다가가면 조금씩 낯선 타인에게 나 자신을 던질 수 있게 될 거야.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수학 문제를 풀며 참 많이 들었던 이 노래를 통해 피처링의 참신함과 전혀 생각지 못한 두 가수의 콜라보가 불러온 흥겨움이 각인되었지. 네 여정에 예기치 않은 이의 피처링이 이루어질 때 흠칫하지 말고, 한 번 손 잡아봐. 생각지 못했던 조화가 네 인생에 담기게 될 거고, 그 파동은 절대 작지 않을 거야.
Track 17.
조pd (feat. 인순이) [친구여] 작사 조pd 작곡 박근태
yeah hottest track of the year you know what time
it is right now right here yo
cuz I'm back again yeah once again
it's 조pd time once again
I'm back again yo once again
with 인순이 on top again
I'm back again yo once again common
우리들의 얘기로만 긴긴밤이 지나도록
when the time is alright, it's way to survive 기다려 hold on
사랑들은 하고 있나 많은 것을 약속했나 힘들어도 try
포기하지 말아 it will be alright, alright
친구여 세월이 많이 변했구려 같이 늙어간단 말이 내게는 그저 먼 미래의 일일뿐이었는데
얼굴에 솜털은 흔적도 없구려 어느새 남자의 미래는 책임감과 무거운 중압감
하지만 햇살은 저 높은 곳에 각자의 이상을 위해 모두 바쁘네
자랑스런 나의 친구들아 나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단다
우린 일 사랑 사회가 이슈 하지만 인간적일뿐인 실수는 모두 겪어야지
너무 재수 없는 직장상사 얘기 별수 없이 아저씨 되는게 뭐가 대수
이담에 소주 한잔 할 때까지 답장은 필수 always miss you
우리들의 얘기로만 긴긴밤이 지나도록
when your spirit's alright, it's way to survive 기다려 hold on
그런다면 eventually gonna stand on your own feet 힘들어도 try
포기 말아 it will be alright, alright
세월에 무감각 해져가네 현실의 삶과 이상속에 아련한 추억이 너무 그립네
친구들과 뛰놀던 그동네 바쁘게 지내온 나날속에 지난날은 돌아보지 못했는데
어느날 잠에서 깨어날 때 꿈에서 본듯한 나의동네 찾아 가봤지 친구들과 같이
너무 큰 기쁨으로 가슴이 뛰었지 Dejavu 느끼고 추억의 자리에서 흐느끼고
생각에 생각에 꼬리를 물고 해지면은 소주병 나발을 불고
여기 추억과 바닷바람 그리고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네
인생에 뭐가 더 있나 돈 명예 미래 따위야말로 영원할 순 없소
다이아몬드 같이 somethings never change yo@ KTP 인순이 조pd
let's party 인생 끝날 때까지 come on
우리들의 얘기로만 긴긴밤이 지나도록 세월이 지나도 변치 말자고 약속했잖아
영원토록 변치 않는 그런 믿음 간직할래 세월이 지나서 다 변해도 변치 않는 것 하나
이젠 뭘 하더라도 그시절 같을순 없으리오
이제 바쁘더라도 가끔 전화를 해 보시오
이젠 뭘하더라도 그때와 같을순 없으리오
이제 바쁘더라도 우리의 추억을 기억해줘
이젠 뭘 하더라도 그시절 같을순 없으리오
이제 바쁘더라도 가끔 전화를 해 보시오
이젠 뭘하더라도 그때와 같을순 없으리오
이제 바쁘더라도 우리의 추억을 기억해줘
친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