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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기

악역이 없다

by 짱언니

15년 9월 들어온 24살 여직원이 16년 3월말일자로 회사를 떠났다

내가 한 말 때문에 떠났다고 했다.

내가 주의를 준것을 본인 팀장한테 구구절절 다 이야기 하며, 더이상 못다니겠다고 했단다.

서른 들어설 무렵, 어린 여직원들하고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고 싶어서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성인식도 지났으니, 알만큼 알겠지 지적을 안해도 선을 넘지 않겠지

라는 생각으로...

그리고 그 이전 나이 어린 여직원은 참 잘 따라와줬다. 고등학교 졸업하자 마자 들어온 친구였는데, 그래서 그 친구를 기준으로 삼았던 것인데, 나의 큰 오산이었다.

청소랑 차를 기본으로 해야 되는 입장에서 내가 이거 하려고 여기 들어온줄 아냐, 그럼 남자들은 왜 안하나냐는 입에 배었고, 술먹고 지각하는게 무슨 벼슬인마냥 회사와서 술냄새 풀풀 풍기며 졸기 일쑤였고, 지적을 해주면 자기 잘났다고 말대답을 따박따박 해댔다.

결국 제풀에 제가 지쳐 나가 떨어졌다.

어린 여직원들이 뭔가 착각을 하는게 있는데 나처럼 30대 중반이 되면 왕따 이런건 귀찮아서 못한다.

그냥 내사람 아니면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내가 날 따르는 귀여운 애들도 일일이 신경 못써주는 판국에, 뭐 대단한 인간이라고 왕따를 시켜가며 마음을 쓰겠는가


그리고 진짜 제발 부탁인데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서요..

라는 말좀 집어치워라

모르면 당연히 알려준다는건 어느나라 방식이냐!

모르면 쫓아다니면서 물어서 배워라


선배 언니들이 하는걸 보고 따라만 해도 상사들이 쟤는 눈치가 있네 라고 생각한다.

결국 욕먹는건 선배들이다.

너는 쟤 하나 교육 못시키고 뭐했냐?!

왜 그런 이야기를 못난이 하나 때문에 들어야 하는거지?


그리고 선배가 하는 말에 말대답하지 마라

후배가 선배 말할것은 "알겠습니다.""죄송합니다." 두 마디 뿐이다.

말대답과 의견을 이야기 하는것은 타이밍의 차이이다.

그 타이밍 차이도 모르면서 무슨 말대답을 그렇게 꼬박꼬박 하는거냐?

말 해주는 입장에서는 니가 잘못했기 때문에 지적하는거다.

위에도 말했듯이, 미워서는 지적질 안한다.귀찮아서...

내 에너지 빼앗기는 미친 짓은 더 하기 싫다.


나는 저 몰라서요라는 말이 듣기 싫어서 처음 입사해서 사무실 들어오자 마자 지적사항을 쭈욱 나열해준다.

확실히 효과는 있더라...!


3월말에 퇴사한 친구는 멍청하다.

분명 내 말을 기울여서 새겨 들었다면, 자기 인생에도 득이 되는 거였는데 본인 스스로 거부하고 차단해 버리니, 클 기회 조차 놓쳤다.


그래도 난 새로 입사한 친구들한테 계속 군기를 잡을 것이며, 알려줄것이다.

후배를 키우는 것도 선배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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