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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디짱 Apr 01. 2021

배달의민족 되기 거 참 어렵네

처음 자취를 시작한  스물다섯. 대학을 졸업한 이듬해 5월이었다. 원룸을 보러 다니면서도 싱글벙글이었다. 드디어 방탈출이구나. 코딱지만한  방에서 탈출이라고요. 새로운 나의 공간인 자취방도 코딱지만하긴 마찬가지였지만, 크라스가 다른 코딱지였다.  쪼매난 공간은  집이었다. 샤워하고 알몸으로 나와도 상관없는  , 늦은  라면을 끓여 먹어도 잔소리할 사람 없는  , 아침 10 인지 저녁 10시인지 분간도 못하고  흘리며 일어나도 괜찮은  .  자유를 넘어선 방종에 심취해 되는대로 살았다. 비록 엄마가 이놈의 지지배가 인간슈레기로 사는지  사는지 확인하기 위해 유선 전화기를 자취방에 놨지만 행복했다. 아침저녁으로 엄마의 전화가 바리바리 와도 상관없었다.  비비며  일어났어 하고 다시 자고, 헐레벌떡  엄마 퇴근했어 하고 다시 나가고. 어쩝니까. 세상 처음 맛보는 일탈이 너무 달콤한 걸요.

그런데  달다구리  일탈이 계속되는  좋았는데, 자취방이 점점 본연의 모습을 잃어갔다. 화장실 수챗구멍은  물이  내려가는지, 부엌 가스레인지는  더러워지는지, 빨래를  수건에서  냄새가 나는지 나는  길이 없었다. 자취방 단골손님이었던 동기 언니는 참언니의 마음으로 나에게 말했다. "소디야. 니를 보면 말이지. 미스터리야. 애가 똑똑한  같은데  번씩 진짜  몰라. 수챗구멍은 니가 샤워하고 머리카락  치우니까 막히는 거고, 부엌 가스레인지는 요리하고 나면 맨날 닦아야 . 그때그때  닦으면 말라서  닦여. 그리고 수건에서 냄새나는  수건을 잘못 말렸거나 세탁조가 더러워서 그래. 세탁조 클리너 해야 ." " 진짜로?   번도  해봐서 몰랐어."

자취방에 널브러진 옷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내가  속에 묻어갈때쯤,  참언니는  손을 잡고 다이소로 끌고 갔다. 참언니는 백화점을 쓸고 다니는 재벌 사모님처럼 나에게 이거 담아, 저거 담아 시키고  나는 정신없이 쓸어 담았다.  , 이천 원짜리 파는 가게에서 이렇게 돈을 많이   있는지도 그때 알았다. 집에 돌아와 다이소에서 가장 고가 품목인 오천 원짜리 수납박스 4개를 조립하고 옷을 개켜 넣으며 언니는 말했다. "소디야. 니는 생고다 생고. ...."

진짜 나는 생활고자가 맞다. 살림이라곤 해본 적이 없으니 내가 어찌 알겠나. 밥도 뚝딱, 빨래도 뚝딱, 청소도 뚝딱, 그냥 모든   뚝딱인 집에서 살다 보니 아무것도   몰랐다.  뚝딱은 뚝딱좌 엄마의 노고였지만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그래도 그렇게 4 반을 자취하고, 결혼도 하고,  살림도 살면서 나름 생활고자 소리 들을 일은 없을  알았는데 오늘 10 만에 다시 들었다. 생활고자 소디짱.

 타는 옥련씨가 입맛이 제로길래 짱구를 굴리다가 갑자기 배달의민족이 생각났다. 다들 이걸로 시켜먹는다던데 나도 한번 깔아볼까 하고 앱을 다운받았다. 고통의 시작이었다. 생활고자인 나에게  앱은 너무나도 어려운 것이었다. 정신차려  젊은이다.  청년이야. 하면서 주소를 넣고(최소   실패) 회원가입을 하고(이건   이렇게 복잡한거야) 맛있는 돈까스 집을 찾고(찾는데만 하세월) 주문 품목을 고르는데 정성을 쏟고(고르는데  하세월) 시키려고 하니 후기를 쓰면 음료수를 준다길래 또다시 처음부터 반복(여기서 ... 그냥 포기해?) 겨우겨우 클릭 클릭을 하여 주문 완료!

 험난한 과정을 오롯이  혼자 클리어했다는 뿌듯함에 바로 남편에게 자랑했다. 그런데 나에게 남편은 듣도보도 못한 것을 묻는다. "소디야. 배달의민족 첫주문 쿠폰 썼제?" 아뇨? 그런  구경도 못했는데요?  쿠폰함에는 그런  없었는데요? 제가 회원 가입할  쓰윽 봤는데 그런  보도 몬했는데요? 알고 보니  주문 하는 사람을 위해서 만원 할인도 해주고, 친구 통해 가입하면 친구도 오천  쿠폰을 준다고. . 대박. 지금이라도 적용 안되냐고 묻는 나에게 바보냐고 멍츙이냐고  때리는 남편. 연애할 때도 편의점에서 샴푸 사는 나를 보며 기함하던 남편은 오늘 나를 보고  놀랐도다. 내가 봐도  놀랍긴 . 클릭 한 번이면 만원 할인인데 그걸 못 찾아먹네 그걸 못 찾아먹어. . 언제쯤이면 할인과 쿠폰을 자유자재 적재적소 딱딱 쓰는 생활똑순이가 되는 걸까. 고등학교때 아웃백 할인 좀 받아보겠다고 달달 외웠던 '스프는 샐러드로 바꿔주시구요, 위에 치킨텐더 4개 올려주세요. 투움바 소스는 많이 주시고 스테이크 옆 감자튀김에 오지치즈 올려주세요' 처럼 공부를 좀 해야되나. 생활고자인 나는 점점 더 많은게 어려워진다. 흑.


이게 이렇게 뙇 잇는데!!! 왜 쓰지를 못하늬 흑흑


** 배달의민족 처음 가입하시는분!!

초대코드 ED2KQE6U 기입하시면

본인도 만원 할인되고 저도 오천원 적립된답니다!!

저처럼 바보똥멍츙이같이 날리지 마시고

꼭꼭 써먹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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