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에 이마세 듣는다는데

by 소디짱

선배는 술만 먹으면 그렇게 유키노하나를 찾았다. 사장님. 혹시 음악 선곡 바꿀 수 있나요. 나카시마 미카의 유키노하나 틀어주세요. 소주를 마시며 그렇게 두 눈을 감고 유키노하나를 흥얼거렸다. 뭔 꼴값이지. 선곡을 바꿀 수 없는 술집에서는 벅스뮤직에서 유키노하나를 틀었다. 십수 년 전에는 벅스뮤직이라는 게 존재했었다. (ㅋㅋ) 카제가~ 츠메타쿠우 낫떼~ 후유노~ 니오니가 시타~ 소로소로 코노 마치니~ 키미또 치카 쯔케루~키세츠가 쿠루~ 하도 들어서 가사도 외워버린, 우리나라에선 박효신이 리메이크한, '눈의 꽃' 이다.


음악적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게 청소년 시절이랬다. 내가 중학교에 다닐 땐 아이돌이 성행했다. 반 아이들 대부분이 신화와 지오디의 팬이었다. 반에서 좀 조용하고 말수도 적은 애들은 혼자서 좋아하는 가수가 있었다. 이 가수는 누구야? 어 일본의 엑스재팬이라고, 있어. 티비에선 일본 유명 가수라는데 개그맨인가 하는 사람도 나왔다. 스마프의 초난강이었다. 한국의 아이돌에 비길 바가 못됐다. 보아가 일본서 크게 성공한다는 뉴스가 도배됐다. 제이팝, 제이팝 하더니만 별 거 없구먼 하고 엠피쓰리 이어폰을 꽂던 나였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몰랐다. 내가 즐겨 듣던 곡들이 다 일본곡 리메이크라는 사실을. 비겁하다~ 욕하지마~ 캔의 내생에 봄날은도 일본곡, 알러뷰~ 사랑한다는 이 말 밖에는 해줄 말이 없네요 포지션 아이러브유도 일본곡, 원하는 좋은 사람 나타날 때까지~ 더넛츠 사랑의 바보도 일본곡, 사랑이! 타오르던! 커다랗고 검은 그녀의 눈 동 자 안에서~ 컨츄리꼬꼬의 오마이줄리아는 가사까지 번역한 일본곡이었다. 아직도 듣는 이 곡들이 일본곡인걸 알았을 때 어찌나 배신감이 들던지. 제이팝 무시할게 아녔네. 라디오, 지상파에서 일본 노래 안 틀면 뭐 하나. 이렇게 쥐도 새도 모르게 일며들고 있는데 말이야.


하교하는 초등학생 네다섯이 떼창을 부른다. 도떼모 이이요나 요루다케도~ 도요메키 키라메키토 키미모~ 지금 제일 핫한 일본가수 이마세의 나이트댄서였다. 몇 년 전 유치원생들이 사랑을 했다~ 우리가 만나~ 지우지 못할 추억이 됐다 를 부르며 지나갈 때보다 더 충격받았다. 듣고 나니 나조차도 흥얼거리게 된다. 인기에 힘입어 한국어 가사버전까지 나왔다한다. 아이묭, 레드윔프스도 인스타고 유튜브고 난리다. 과거에 빚지지 않은 z세대. 그들에게 역사는 역사고 문화는 문화다.


이마세.jpg 이마세의 인기란 대다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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