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행복과 아픔
누구나 기대하며 산다. 기대와 바램, 그리고 상상없는 나의 생활은 너무나 무미건조하고 반복적이기만 하다. 매 순간 나와 다른나를 상상하고, 타인에게 또 다른 타인을 기대한다.
기대하고 상상하는 순간, 완벽한 나와 마주하고 나에게 완벽히 맞춰진 타인을 보며 나도 모르게 허황된 행복에 사로잡힌다.
그 순간의 허황된 행복은 마약과 같아서 계속해서 상상하고, 기대하고싶어진다. 꼬리의 꼬리를 물며 완벽한 로맨스 소설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너무나 웃긴 코미디 영화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가 기대하고 상상한 것과는 항상 다르게 흘러가기 마련이다. 기대이하이거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그리고 우리는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실망하고 좌절하고 우울해한다. 기대하지 않았더라면, 상상 하지 않았다면 덜 실망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매 순간 다짐한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대해서는 기대하지도, 상상하지도 말자”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붐비는 지하철에서, 자기 전 침대에서, 화장실에서 멍하니 상상하고 기대한다. 상상했던 순간들은 어느 순간 결말도 없이 조각 조각 내 머릿속에 떠다니다 사라진다.
하지만 늘 기분 좋은 기대와 상상이 있는 것만은 아니다. 기대는 현실과다르다는 걸 알고 있기에 가끔은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기도 한다.
더 최악은 없을 것만 같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나를 밀어 넣는다. 그순간만큼은 끔찍하고 불행하지만 그 순간의 고통이 다가올 현실의 아픔과 고통을 상쇄시켜주는 마취제가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는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한 과한 기대로 일상의 행복을 놓치기도 하고 때로는 아픔과 고통을 덜기도한다.
이렇게 나는 기대하며, 상상하며 오늘도 잘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