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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짠나의일기 Aug 13. 2016

올림픽을 보며

우리도 모두 할 수 있기를

요즘 우리의 밤은 늘 뜨겁고 활기차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경기로, 졸린 눈을 비벼가며 경기를 챙겨본다. 어렸을 적 나에게 올림픽이란, 단순히 금메달을 따는 것 또는 엄마나 아빠가 봐서 억지로 챙겨보는 스포츠 게임 정도 였다. 그래서 인지 올림픽에 누가 출전했는지, 경기가 어땠는지 보다는 금메달을 몇 개 땄는지 여부가 중요했다.

그런데, 올해 올림픽은 업무 상 봐야 할 이유로 매 경기를 유심히 챙겨봤다. 경기의 룰도 모르고, 선수도, 내용도 아무것도 모르지만 무작정 봤다.


하지만 경기를 보다 보니,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의 모든 줄거리를 알고 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경기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식상하지만 한 편의 웰메이드 영화였다. 경기에 임하는 그들의 표정, 몸짓 하나 하나 너무나 생생하고 금메달을 따는 순간 그들의 벅찬 감격은 어디서도 볼 수도, 느낄 수 없는 감동을 안겨준다. 그 모든 장면은 가짜가 아닌 진짜니까.

이번 올림픽에서 국민들에게 역전의 드라마를 보여준 박상영이다. 나도 이 경기를 보며 짧은 2분 간 주먹을 얼마나 줬다 폈는지 모른다. 1점만 허용하면 패배가 확정되는 벼랑 끝에서 그가 보여준 혼잣말은 우리 모두에게 기적을 보여줬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생각대로, 마음먹은 대로 산다라고 하지만, 이 단순한 문장이 인생에서 적용되는 순간을 보는 일은 흔치 않다. 적용되는 순간이라 할지라도, 그때는 이미 과거의 일이 되어버린다. 그래 내가 그때 그렇게 생각했었지...


그런데 박상영의 이 짧은 2분간의 경기는 나에게도, 우리 모두에게도 “할 수 있다” 는 희망과 용기를 보여줬다.


경기가 끝난 후 땀범벅이 된 그가 무릎을 꿇고 환호하는 장면은 온몸에 소름이 돋고 눈물을 핑 돌게 만들었다.


우리는 종종 다큐멘터리나, 자서전을 읽으며 주인공이 삶에 임하는 자세나 노력을 보며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반성을 하기도 한다. 반면 올림픽 경기는 그 흔한 다큐멘터리나 자서전보다도 훨씬 짧은 시간에 몇 배의 깨달음과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긴 글로, 줄거리로 표현되지 않아도 그들의 표정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슬퍼하고, 기뻐하고, 눈물 흘리며 우리도 그들의 고통과 기쁨을 함께 느낀다. 사실 자신이 노력했다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는 건 상대적으로 쉽다. 하지만 내가 아닌 타인이, 그것도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 표정 하나만으로 그들의 노력을 안다는 건 정말 엄청난 거다.

여름, 짜증나고 피곤한 일상에 이번 리우 올림픽은 그 어떤 공포영화보다도 더 스릴 있고 시원한 감동 이였다.


사실 감동이란 표현이 아쉬울 만큼의 가슴 벅참이다. 그래서일까 아직도 끝나지 않은 올림픽이지만 4년 뒤 도쿄올림픽이 너무도 기다려진다.
이렇게 올해, 찜통 같은 여름은 올림픽으로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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