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와이키키
와이키키는 우리나라의 명동과 비슷한 느낌이다.
밤 늦은 시간까지 가게문이 열려있고, 가게마다 큰 음악소리가 들리고 관광객이 넘쳐나는 도시다.
밤 거리에는 그림을 그려주는 길거리 화가도 있고,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기타를 연주하는 할아버지, 그리고 10대 후반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친구들이 많다. 지나다니는 관광객과 어울려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곤 했다.
와이키키 주변 거리에는 알라모아나 쇼핑센터, 티갤러리아, 빅토리아시크릿 등 쇼핑할 곳도 많다.
특히 빅토리아시크릿에 가면 싸우는 신혼부부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나도 속옷 고르는데 점원의 안내를 받고 구매하기까지 약 40분정도가 걸린 것 같다. 나도 엄청 싸웠었다. 그래도 우리나라의 절반 가격이라 안 살수가 없다.
알라모아나 쇼핑센터에는 명품을 30~50%정도 할인된 가격에 파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워낙 시작가격이 고가다 보니 할인을 해도 50만원이훌쩍 넘는 게 많았다. 명품보다는 베쓰앤바디윅스가 더 매력적이였다. 바디용품만10개 정도 샀던 것 같다.
하와이가 관광의 도시이다 보니, 물가는 생각보다 비싸다. 특히 매 번 갈 때마다 내는 TIP도 있어서 사소하게 쓰는 돈도 많았다. 점심값은 보통 5만원정도, 저녁은 10만원 정도 쓴 것 같다. 가격대가 높은 만큼 양은 전혀 모자라지 않고, 오히려 남는다.
하와이에서 유명하다는 치즈버거인 파라다이스, 울프강 스테이크, 새우트럭, 에그앤띵스 등 맛집도 다녀왔다. 나는 사실 햄버거나 치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서방은 엄청 만족해했다. 스테이크는 확실히 한국보다 더 두껍고 양도 많았다.
대부분의 음식들이 양이 많고, 늘 새우가 곁들어져 나왔다. 심지어 칵테일을 시켜도 새우를 끼워서 줬다. 하와이 하면 새우가 생각날 정도로 많이 먹었었다.
하지만 쇼핑보다 더 좋았던 건 하와이 날씨다. 습하지 않고 쨍쨍한 날씨 덕분에 더워도 기분이 찝찝하지 않았다. 여기가 천국인가 싶을 정도의 날씨였다.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본인이 편한 옷을 입고 조깅하는 사람들. 남산만한 배가 나와도 웃통을 벗고 뛰어다니는 사람들. 모두 축복받은 날씨 속에서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나도 행복했고 여유로웠다.
하나우마베이에서의 스노쿨링도 색다른 경험이였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경험이라 더 재미있었다. 사실 얕은 물에서는 볼 게 많지 않았다. 그런데 깊숙히 들어갈수록 내 얼굴보다 몇 배 큰 물고기도 만났고, TV에서만보던 형형색색 예쁜 물고기들도 볼 수 있었다. 물놀이를 싫어하던 서방도 물고기를 볼 때마다 엄지를 치켜올리며 좋아했었다.
만약, 하와이를 다시 가게 된다면 와이키키에서는 하루 정도만 머물것이다. 쇼핑도 즐겁지만 그 보다는 하와이의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더 좋겠다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석양만 보거나, 두 손잡고 산책하거나, 커피를 마시며 책만 읽어도 충분할 것 같다. 그만큼 하와이 날씨는 엄청난 에너지를 줄 수 있었다.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환경과 여유로운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이유는 충분할것 같다.
다시 한 번 하와이에 가고 싶다. 아울렛 말고 한적한 까페에서 커피 한잔 할 걸 그랬다. 아침일찍 일어나서 강한 햇살을 받으며 조깅이라도 할 걸 그랬다.
다시 간다면 꼭 그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