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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짠나의일기 Jun 05. 2017

오사카

생동감이 넘치는, 화려한


금요일 휴가를 내고 짧게 2박 3일 오사카를 다녀왔다. 짧은 일정이라서 빠듯한 계획을 짜지는 않았고 맛있는 음식 실컷 먹고, 예쁜그릇 실컷 구경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서방과 함께하는 첫번 째 여행이라 싸우지 말고 다정다정 다녀와야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는 금요일 아침 9시 비행기를 예약했고, 새벽부터 헐레벌떡 움직였다. 7시쯤 공항에 도착했고 티켓팅 줄을 서는데... 갑자기 캐리어가 열리지 않았다. 어제까지 분명 잘 열고, 잘 닫았는데....순간 우리는 당황했다. 서방은 땀을 한바가지 흘려가며 비밀번호를 계속 리셋했다. 다음번이 우리 차례인데.... 열려야 하는데.... 혹시 몰라 다시 캐리어 비밀번호를 조정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캐리어가 열렸다. 우리 둘다 허겁지겁 캐리어를 열고, 티켓팅을 한 후 탑승을 기다렸다.


티켓팅 시간이 늦어져, 탑승 시간도 촉박했는데 탑승지가 변경되었다. 우리는 급하게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비행기는 일정 문제로 연착되었다. 우리는 2시간정도를 더 기다렸고 2시쯤 오사카에 도착했다.


캐리어를 끌고, 에어비엔비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 결혼 후 첫 여행이라 연애 때도 하지 않았던 커플 운동화를 신고 갔다. 그런데 새 운동화가 문제였다.

15분쯤 걷고 나니, 서방 발꿈치에서 피가 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절뚝절뚝 우리의 오사카 여행이 시작됐다.

근처 편의점에서 밴드를 사서 붙였다 뗐다를 반복했다. 결국 그릇시장은 나 혼자 가야만 했다.


일본 그릇시장인 도구야스지는 우리나라의 남대문 시장과 비슷했다. 가격도 저렴한데 품질도 좋은 그릇들이 많았다. 그 곳에서 일본식 그릇과 수저받침, 도쿠리를 샀다.  


그리고 일본 무인양품에도 들렸다. 확실히 우리나라보다는 제품의 종류도 많고 가격도 저렴했다. 아마 시간과 돈이 많았다면 무인양품에서 하루종일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그릇쇼핑을 끝내고, 난 양손가득 무거운 그릇을 들고 해맑게 웃었다. 순간 서방은 그릇꾸러미를 보며 정색하고 화를 냈다.


이렇게 많이 사면 어떻해?"


억울했다.


단지 엄마에게 선물로 줄 면기를 사느라 부피가 큰 것 뿐이였다.


여행와서 산 그릇 몇 개 때문에 화내는 서방이 미웠다. 그리고 10분쯤 지나 짜증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여행하는 내내 난 계속 뾰루퉁 했다.

늦은 저녁시간, 오사카의 메인거리인 도톤보리로 향했다. 도톤보리를 상징하는 네온 사인 앞에서 사진도 찍고, 쉴새 없이 길거리 음식을 먹었다.

타코야끼, 오꼬노미야끼, 라면, 편의점주전부리 등


우리는 사케를 마시며, 다시는 싸우지 말자고 약속했다. 늦은 시간까지 화려했던 오사카의 밤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우리는 하루종일 걸은 탓에 휴족 시간을 붙인 채 바로 잠들었다.



오사카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화려했고 생동감 넘쳤던 도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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