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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짠나의일기 May 15. 2017

흔한 직장인의 하루

오늘도 출근

#1. 출근준비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 무의식적으로 화장실에 갔다. 머리를 감고, 수건으로 대충 둘둘 말아올린 후에 빠르게 화장을 했다. 1분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출근 전 1분은 10분이상의 에너지를 갖고 있다.

그렇게 시간을 절약했는데, 뭔가 옷이 이상한 것 같다. 멍하니 거울을 보다 옷을 갈아입었다. 옷 갈아입느라 출발해야 할 시간보다 3분 정도 늦은 것 같다. 어제, 입을 옷을 정리했어야 했는데...

#2. 출근

아침 출근길은 지옥이다. 우리집 앞에는 철도 길이 있어, 잘못걸리면 2-3분은 멍하니 멀뚱멀뚱 서 있어야 한다. 철도길을 지나 지하철역에 도착하면, 최대한 환승장과 가깝게 내릴 칸으로 얼른 뛰어간다.
지하철이 왔다. 우수수 사람들이 내리고 우수수 사람들이 탔다. 지하철이 5분이상 연착될때는 서로가 서로를 밀면서 지하철에 몸을 구겨 넣는다. 어깨로 미는 사람들, 팔꿈치로 찍는 사람들, 등으로 미는 사람들 각양각색이다. 어떻게든 타야만 한다. 온힘을 다해 탈 수 밖에 없다. 순간 짜증이 밀려오지만, 아마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그리고 지하철 문이 닫히는 순간, 방금 뛰어온 사람들의 힘든 한숨소리가 눈으로 보인다. 1분만 더 일찍 오지


#3. 점심

오전에 정신없이 일했더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하루의 회사 일상 중 가장 신나는 시간이다. 보통 회사 근처 자주가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지만, 오늘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식당에 가고 싶어, 주변 맛집을 검색했다.

그리고 동료들과 수다삼매경에 빠졌다. 오전 내내 업무만 하다 왔는데도 불구하고, 밥 먹으면서 하는 이야기라고는 업무 주변이야기들뿐이다. 업무는 싫어도, 뒷담화는 대개 재밌다.


#4. 오후

밥 먹고 앉자마자 컴퓨터를 보니 졸음이 밀려온다. 졸려서 미치겠다. 잠깐 휴게실에 가서 눈좀 부쳐볼까 싶어도, 오늘따라 상사는 자리지키미다. 이렇게 졸리니, 화장실에 가서 이부터 닦아야겠다. 아직 먹다남은 커피가 반 이상 있지만, 그냥 닦으련다. 정신차리고 오전에 미뤄놨던 업무부터 얼른 해야겠다.


#5. 티타임

지겨운 업무를 끝내고 나니 4시쯤, 퇴근이 3시간도 남지 않았다. 이 시간엔 참 일하기가 싫다. 꼭 오늘 해야 할 일은 아니지만 분명 빨리 처리하면 가뿐한 일들이 있는데... 이 시간만되면 시험을 하루 앞둔 학생처럼 잡생각이 많아진다. 오늘 저녁은 뭐할까? 주말에 뭐하고 놀지?


 키보드로 열심히 대화했다. 슬쩍 자리를 보니 팀장님이 없다. 동료와 함께 휴게실로 가서 커피를 먹으며 끝내 지 못한 수다를 떨었다. 헉 벌써 20분이 지났다. 팀장님이 찾기전에 얼른 다시 자리로 돌아가야겠다.  


자리에 돌아오니 뭔가 사고가 터진 느낌이다. 꼭 퇴근 시간이 다가오면 급박한 일이 터지는 것 같다. 제길

 #6. 퇴근

퇴근시간이 10분 지났다. 오늘따라 왜 아무도 안가는걸까. 괜히 먼저 일어나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다. 팀장님이 먼저 가면 가야지, 5분만 더 기다려봐야겠다. 내 예상은 틀렸다. 5분을 기다려도 팀장님은 퇴근하지 않았고, 나는 인터넷으로 이거저거 서칭하다 슬그머니 일어나 퇴근인사를 하고 후두둑 나왔다.


다시 출근길로 되돌아간 것 같이 지하철은 퇴근한 직장인들로 붐빈다. 2호선에서 분당선으로 갈아타는데 멀리서 봐도 줄이 너무 길다. 다음차는 포기해야겠다.


그리고 중앙선을 갈아타러 갔다. 여긴 분당선보다 더 심각하다. 20분마다 한대씩 오는 지하철 때문에 사람들은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반드시 탑승한다. 서로 부딪히고 밟히면 짜증나지만 그래도 이해할 수 있다. 지금 타지 못하면 20분을 기다려야 하니까.



오늘도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하루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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