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공간 속
빽빽하게 채워져
들쑥날쑥 솟아있는
검은 무리들
더 이상은 공간이 없을 것 같은데도
들어오는 이는 많고
나가는 이는 적네
모두들 하나같이 고개는 푹 숙이고
휴대폰만 만지작만지작
여기서 콜록콜록
저기서 콜록콜록
이쪽에선 훌쩍훌쩍
저쪽에선 소곤소곤
잡을 데가 마땅치 않아
내 손은 이리저리 방황하고
내 몸도 이리 흔들 저리 흔들
어쩔 수 없이
발가락에 힘을 주고
정신은 한 곳으로 집중하고
몸에 균형을 잡아
아슬아슬
비틀비틀
홀로 외줄 타기 하네
웃는 이 하나 없는
여기는 지하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