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이런 어른은 되지 말자

2. 자기 생각만 옳다고 믿는 어른

by 밝을 여름


어릴 때 저는, 나이를 먹으면 누구나 철학자가 되는 줄 알았습니다. 만화나 TV 속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늘 푸근한 인상에 좋은 말씀을 건네는 분들이었거든요. 그래서인지 ‘어른’이라는 말에는 자상하고 인자한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세상을 조금 더 알게 되면서, 그런 어른은 현실에서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40대가 된 저는 오히려, 자기 고집과 확신에만 사로잡힌 ‘아집’ 가득한 어른들을 더 자주 보게 됩니다.

‘아집’이란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좁은 시야에 갇혀 고집을 부리는 태도라고 합니다. 그 말처럼, 주변에는 자신의 말만 옳다고 주장하며 남의 말은 들으려 하지 않는 어른들이 적지 않습니다. 누군가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을 내면 금세 불쾌해지고, 목소리를 높이며 화를 내는 경우도 있지요.


더 안타까운 건, 이런 아집이 드러나는 주제들이 대부분 자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야기들이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정치 이야기가 그렇습니다. 정치 이야기가 오가는 자리에서는 분위기가 순식간에 험악해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서로 지지하는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감정이 격해지고, 마치 생존 싸움처럼 날 선 말들이 오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정당이 실제로 내 삶을 책임져 주는 것도 아닌데요. 왜 그렇게까지 흥분하고, 고집을 부리는 걸까요? 그럴 때면 저는 마음속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됩니다.


예전에 큰 아이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정치 관련 이야기를 잠깐 하셨는데, 아이들끼리 의견이 갈려 말다툼까지 벌어졌다고 합니다.


그중 한 아이는 특정 정당을 언급하며 감정이 격해졌고, 의견이 다른 친구에게 심한 말까지 했다고 하더군요. 정치에 대해 깊이 이해하기 어려운 나이임에도 그렇게 반응한 걸 보면, 결국 부모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아이는 말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제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과 행동을 고스란히 보고 자랍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는 정말 중요합니다. 나의 아집이 아이에게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스스로의 말과 행동부터 돌아보아야 하겠지요.


가끔은 그런 어른들의 얼굴에서, 그 사람이 살아온 태도와 성향이 고스란히 느껴지기도 합니다. ‘관상은 과학이다’라는 말처럼, 나이가 들수록 얼굴에는 그 사람의 인생이 묻어난다고 하잖아요. 그 얼굴을 보면 괜히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듭니다. 그리고 동시에,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저 역시 누군가가 내 말을 반박하면 기분이 상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감정에 머물기보다는 한 발 물러서서, 나의 반응을 관찰하려고 노력합니다.


요즘은 가까운 사람들이 하는 말에 예전보다 더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기분이 상하더라도, 그 말이 때로는 나를 돌아보게 해주는 거울이 되어줄 수도 있으니까요.

이전 02화[1장] 이런 어른은 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