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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밝을 여름 Dec 05. 2020

글쓰기를 극혐 하던 나

두려움에서 벗어나면 모든 일이 가능해진다.

드르륵~드르륵 휴대폰 진동소리가 들린다.

'조회수가 70000을 돌파했습니다!'라는 브런치 알림다. 


갑자기 너무 춥다.

손끝이 시려오고 온몸이 오들오들 떨린다.

나에게 어찌 이런 일이...

믿기지가 않아서 휴대폰만 바라본 채, 정지상태에서 눈만 끔벅거린다.

이게 다 무슨 일인가? 어안이 다 벙벙하다.




사실, 타고나기를 글재주가 없는 사람이다.

여태껏 글짓기로 상 받아 본 적 없고, 학교 다닐 때 과제를 할 때도 A4용지 한 장 꽉 채우려면 언제나 밤을 새워야 했다.


글쓰기는 나에게 두려움의 존재 그 자체다.

그냥 글 쓰는 게 너무 싫었고 어려웠다.

항상 첫 시작이 어려웠다. 시작만 잘하면 잘 썼든 못 썼든 술술 적히는데 시작을 제대로 못하면 밤을 새워도 글이 안 나왔다.


내가 글쓰기를 어느 정도 혐오했냐 하면, 누가 들으면 참으로 황당하고 어이가 없겠지만 논문 쓸 자신이 없어 학위 취득 포기했을 정도 말 다했다.


더군다나, 대학원 다닐 때 교수님으로부터 들었던 모욕적인 말 나에게 깊은 상처가 되어 '역시 나는 글재주 없어'라는 주홍글씨를 스스로에게 새기게 되었다.


그 이후로 나는 일기조차 적지 않았고, 글쓰기와는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그랬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내가 두려워하는 것들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두려움에서 벗어나면 못할 것이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겼다.


글쓰기

장롱면허 탈출하기

생존수영 배우기

악기 하나 배우기


그중에서 지금 현재 내 삶에서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것이 '글쓰기'였다.

그렇게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적기 시작했고, 적다 보니 재미가 있고, 다 적은 글을 보면 뿌듯해졌다. 


글쓰기만 하면 진저리를 쳤던 내가, 그랬던 내가, 이제는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자발적으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참으로 웃긴 일이고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두려움에서 벗어나면 세상 모든 일들이 쉬워지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라는 말처럼 나에게 글쓰기는 이제 더 이상 두려움의 존재가 아니다.




나는 원래 성격 자체가 누가 시키면 더 하기 싫어하는 스타일이라 무슨 일이든 내가 마음을 먹어야 시작하는 편이다.

자칭 '프로 작심일러'라 이 글쓰기도 언제 시들해질지 모르겠지만, 이 글쓰기야 말로 지금 내 삶에 소소한 행복을 가져다주고 있으니 언제가 되었든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글을 쓰고 싶다.


무슨 일이든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글 쓰는 걸 어렵게만 생각하면 겁부터 먹게 되니 그냥 마음 비우고 일기를 적는다고 생각하면 한 자 한 자 적어나가기 쉬울 것 같다. 


나는 술술 읽히는 글이 좋다.

쉬우면서도 공감되는 글. 

나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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