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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젠젠 Feb 18. 2024

추억의 음식, 갱시기

김치만두전골 먹다가 추억팔이



늦은 오후,  친구와 잠시 시간을 보낸다는 게 

신나게 수다를 떨다 보니 저녁밥때가 되어 버렸다. 

둘 다 개운한 국물을 원했기에 만장일치로 선택한 메뉴는 만두전골.


빨간 김치육수에 만두가 퐁당퐁당 들어간 비주얼은 

간단히 한 끼 하려던 우리의 의도와는 달리 거한 한 끼 식사가 되어버렸다.



김치만두전골정식


시큼한 김치맛이 우러난 육수가 알싸했다.

김치의 신맛과 얼큰한 국물이 속을 풀어준다. 


국물을 한입 먹는 순간. 

문득, 어릴 적 먹던 추억의 음식 '갱시기'가 떠올랐다.


매콤 새콤 푸근한 한 그릇
경상도 향토음식 '갱시기'


'갱시기'라는 음식은, 나의 어릴 적 추억이 가득한 음식 중 하나이다.

대구 분이시던 조부모님 덕에 어렸을 적 자주 접했던 음식이다.


조리법은 간단하다. 

할머니 레시피에 따르면 김치와 밥을 기본으로 푹 끓이면 되는데 

기호에 따라 콩나물, 떡국떡 등 추가 재료를 넣기도 한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밥에 야채를 넣어 끓은 죽' 요리이다.


어렸을 땐 특별음식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지금 와 생각해 보니 일반 식당에서는 흔히 접할 수 있는 메뉴가 아니기도 해서 

조금은 신기하게 느껴진다. 


갱죽이라고도 불리는 이 음식은 

특히 70년대 한국의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시절 가난했던 시절 먹던 음식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별미가 되었다. 


찾아보니 비슷한 메뉴를 파는 식당들이 몇 군데 있다. 

언제 추억팔이 겸 한번 가볼까 싶다. 


마지막으로 먹어본지가 이십여 년이 지난 지금. 

문득 갱시기를 끓여주시던 할머니 뒷모습이 문득 떠오른다.

맛있게 드시던 할아버지 모습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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