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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세 Mar 05. 2021

코로나 확진에 대한 회사의 대처

9w in 2021

하고자 하면 방법이 보이고
피하고자 하면 핑계를 찾는다.
위험요인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무조건 있다.


0302/


1. 월요일 삼일절로 인해 긴 연휴(?)가 끝나고 출근을 하였다.

모든 직장인의 업무 패턴이 일요일 밤에 무슨 맘을 먹었는지 일을 못해서 안달 난 사람들 같이 월요일에 아주 바쁘게 움직인다. 전화도 많이 오고 메일도 월요일이 제일 많이 온다. 내 나름대로의 연차 사용의 철칙이 있다. '연차는 절대 월요일에 사용하지 말고 금요일에 사용하자'  모두 월요일보다는 금요일에 느슨하게 일을 한다.


2. 출근과 동시에 할 일이 많지만 월요일에 느낄 수 있는 근육의 뭉침과 피로감이 더욱 일하기 싫게 만든다.

거기에 내가 싫어하는 또라이 상사의 얼굴을 마주 볼 라 치면 더 일하기 싫겠지? 아주 다행히 그런 상사는 없다.  '또라이 보존의 법칙'에 따르면  그런 상사가 조직 내에 없다고 느낀다는 건 그 조직의 내가 그런 또라이 상사일지도 모른다는 것.


3. 대기배출시설 일지, 폐수배출시설 일지를 작성하고 서류철에 보관해놓았다. 이걸 10년 넘게 매일 하고 있는 데는 법적인 사항도 있지만 너무 하기 싫다. 환경 관리자로서 그러면 안되지만 가끔 밀려서 한 번에 몰아서 쓰기도 한다. 이 간단한 걸 안 쓰다가 구청에서 불시 점검으로 지적받으면 바로 200만 원 이상 과태료다.

아직 나는 운(?)이 좋게도 걸리지 않았지만 내 전 사수였던 K부장님이 안전환경 업무를 하실 때 배출시설 일지 누락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았단다. 법적인 사항 중에  서류 작업은 하나 같이 왜 이렇게 하기 싫은지.


0303/


1. 4월 초에 한국 공장 및 개인별 목표를 설정하고 HR 시스템에 입력을 한다. 작년에 부임하신 외국인 사장님이 이번 주 내로 개인별 목표를 시스템에 입력하고 어제 있었던 임원회의 시간에 코멘트를 한 모양이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여기저기서 올해 안전목표 설정했으면 전달해달라는 연락이 온다.

신임 외국인 사장님이 많이 열정적이시다.

올해 안전 목표는 내가 근무하고 있는 같은 계열의 한국 3개 공장 통틀어  * LTI 1건, *MTI 1건이다.

우리에게 챌린지가 될 해이다. 사고가 발생할 거라는 걸 예측해서 수치상으로 목표를 잡는다는 것이 회사에서 나 포함, 내 동료가 다칠 거라는 걸 미리 염두에 두는 건 아닌가 생각이 되기도 하지만 목표의식을 만들려면 수치상의 목표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 목표가 인센티브와 연계되어 있다며 더할 나위 없는 동기부여가 된다.


*LTI(Lost Time Injury): 외국 본사의 안전목표 규정으로 사고 발생 후 치료를 위해 이송되었다가 24시간 내에 작업장에 복귀하지 못하는 사고. 근로손실 일수 1일 이상이 발생하는 사고를 의미한다.

*MTI(Medical Treatment Injury): 외국 본사의 안전목표 규정으로 사고 발생 후 치료를 위해 이송되었다가 병원 치료 후 24시간 내에 작업장에 복귀한 사고. 근로손실 일수가 발생하지 않느 사고를 의미한다.


2. 직원들에게 안전화를 지급해주었다. 작년 말에 안전화 업체에 발주를 냈는데, 3개월이 지나서야 입고가 되었다. 사장님께 왜 이렇게 늦게 입고되었냐고 묻자. 안전화가 수제라 직접 사람이 바느질을 해서 만든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아무도 안 하려고 하고 인건비가 낮은 미얀마에서 만들어서 가지고 온다고 한다. 근데 지금 미얀마에 군사 쿠데타가 발생했단다. 안전화를 무사히 입고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03/04


1. 지난주 일요일 아침에 설비 팀장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안전환경팀으로 휴일에 그것도 아침에 회사로부터 전화가 온다는 건 간담이 서늘하게 만든다. 팀원인 G부장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얘기를 전달했다. 안전환경 팀이 코로나 중앙통제 부서여서 팀장인 나한테 전화를 한 거다.  G부장의 아들이 마트에서 알바를 하는데, 마트에서 불분명한 사유에 의해 감염이 되어 가족 간 감염으로 번지게 되었다고 한다. 다행히도 G부장님은 무증상이다.

전화를 끊고 급하게 생각을 정리하고 관련 부서의 임원, 팀장, 인사관리팀과 팀즈로 대책회의를 긴급하게 했다.  코로나 확진 판정 3일 전에 우선 G부장이 회사에 와서 근무한 날이 하루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의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회사 내 G부장과 접촉 가능한 인원을 우선적으로 찾아야 된다. 같은 사무실에 있었던 인원 전부를 대상으로 보고 바로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고 연락을 취하는 게 필요하다.

처음에는 회사 전체 인원을 코로나 검사받아야 된다. 같은 층에 있었던 사람들만 검사를 받아야 된다.로 옥신각신이 있었는데 같은 층에 있었던 사람들만 코로나 검사를 받는 거로 결론을 지었다.

그리고 회사의 모든 직원에게 이 사실을 빨리 알려 동요하지 않도록 하고 혹시 모를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주말에 야외활동은 자제하라고 안전문자를 보내야 된다.

회사에서 작년 초 코로나 확산으로 자체 코로나 감염예방활동을 펼친 이후로 한 번도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었는데 첫 확진자 직원이 생긴 거 치고는 당황하지 않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모든 직원에게 안전문자를 보내 상황 설명을 하고, 같은 층 직원들은 전원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전체적인 상황을 외국인 사장님께 보고 했다. 사장님은 쿨하시다. 작년 말에 부임하기 전 칠레 공장의 사장으로 있을 때는 공장에서 확진자가 50명 이상 나왔었고, 직원들 전체 코로나 검사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만 검사를 했다는 코멘트를 하시며 크게 동요되지 않으셨다.

한국사람이 코로나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 체감 차이이고 문화 차이인 거 같다. 뉴스에서 본 마스크 착용 의무, 이동 폐쇄 등을 지시했으나 자유 박탈이라고 항쟁하던 유럽인들은 지금 살아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참으로 다행히 코로나 검사를 받은 같은 층 직원들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다행이지만 정말 이 코로나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2. OZIC이라는 커리어 콘텐츠 플랫폼에서 내 브런치의 글을 보고 제안 메일을 보냈다.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하고 승인을 받고 글을 몇 개 남기고의 과정이 1개월이 안 돼가는 와중에 그런 제안 메일을 받으니 기분이 묘했다.


3/5


1. 최근 회사 프랑스 본사에서 ESG경영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모든 공장의 탄소 저감대책을 실시하고 매년 4%로 씩 줄이겠다는 에너지 저감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었는데 한국의 공장도 물론 따라야 되는 정책이 되었다.

공장에서 사용하는 가스, 유류, 물, 폐기물, 전기가 대표적인 에너지 관리 대상이다. 특히 전기 사용량이 전체 에너지의 80% 가까이 차지한다. 파레토 법칙에 따라서 전기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목표하는 탄소저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무슨 수로? 그걸 생각해봐야 되는 게 지금 문제다.


2. 어제 오랜만에 회사 동료들과 술 한잔했는데 하루 종일 행오버다.


3. 이번 주 주말에는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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