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생각이 곧 우리 자신이다.
모든 것은 우리의 생각과 함께 발생한다.
따라서 우리의 생각이 이 세상을 형성한다. - 붓다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검사 준비로 한창 바쁠 때 '010-99xx-xxxx'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안녕하세요 안전환경팀 호세입니다."
"Hello~ Jose~ This is Nick"
생각지도 못한 영어가 전화 너머로 들려와서 너무 당황했다. 전화로 들려온 영어보다 더 소름 끼치는 건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Nick이라고 말한 사람이 우리 회사 외국인 사장님이라는 것이다. 쿨럭
"Hi Nick, How are you? "
" I am good, How about you?" "I am fine too"
요즘 유치원에서 배울법한 영어 첫인사를 활용해서 유창하게(?) 대응했다.
" I would like to propose a new role for you. Regional safety coordinator is now open position in our business group. What do you think about this position? It could be kind of another promotion in Corporate"
솔직히 난감했다. 지금 한국 3개 공장 안전환경 팀장 업무도 실무와 같이 하려니 버거운데, 본사 지역 * 안전 코디네이터(Safety Coordinator)를 해보는 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사장님이 그것도 외국인 사장님이 직접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서 이런 제안을 하는데 안 그래도 당황해서 영어도 잘 안 나오는 판국에 바로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안전 코디네이터(Safety coordinator)는 본사와 비즈니스 지역 간 안전에 관한 교류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
이탈리아 공장 안전관리자가 기존에 본사 지역 안전 코디네이터로 일하다가 굿바이 메일을 보낸 거 보고 자리가 공석인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포지션 제안이 나에게 올진 꿈에도 몰랐다.
어쩌면 일종의 프로모션이다.
"Nick. Thank you for your proposal. but i need to consider the postion."
문득 타이밍 참 웃기다고 생각한 것이 이 제안을 받았던 시점에 나의 큰 고민이 회사에서 내 커리어 패스였다.
'10년 넘게 이 회사에서 안전환경팀을 이끌어 왔기 때문에 내 손바닥 안에서 웬만한 업무는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는 위치이므로 앞으로도 이렇게 큰 변화없이 일을 할 것인지' 아니면
'제조업에서 일한다면 그래도 생산팀 업무는 경험해봐야 되지 않을까. 그래야 공장장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일할 수 있으니 말이다.'
안전환경팀장으로 커리어 패스는 한계가 있다는 말을 선배 팀장님들로부터 귀가 따갑게 들었고 몇 명 없는 임원으로 가기에는 안전환경팀장으로 한계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 생산팀에 뒤늦게라도 업무 전환을 요청할 까? 하는 고민을 해오고 있었다.
"Jose, It' ok. I will you put a candidate for the open position. There could be many candidates for the position."
" Thank you for your proposal and support to me."
다행히(?) 확정은 아니고 본사 비즈니스 지역 안전 코디네이터 지원자로 나를 후보로 지원만 해놓겠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가슴이 뛰었다. 사실 이 기분이 무엇 때문인지 헷갈린다. 기존에 안전환경팀장에서 직무범위를 넓혀 본사 업무도 한다는 거에 대한 설렘인지 아니면 사장님과의 부담스러운 전화통화 때문인지.
본사 비즈니스 지역 안전 코디네이터가 된다는 건 사실은 안전환경팀장으로서 현재 더 높은 위치로 가기에는 한계가 있는 나에게 10년 넘게 해온 지금의 업무를 버리지 않고 더 끌고 갈 수 있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기에 솔깃한 제안이다.
하지만 불안하다.
정말 내가 확정이 되어 업무를 한다고 하면 우리 비즈니스 지역에 해당하는 10개 이상의 외국 공장들과 본사와의 교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나는 회사에서 그동안 내가 해놓은 성과 그리고 내 개인적인 일들의 대부분은 내 능력보다는 운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흔히들'열심히'만 살면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한다.
물론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건 분명히 있다.
인생은 산수가 아니기 때문에 100의 노력을 투입한다고 100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1의 노력을 투입했는데 100의 결과가 나오기도 하고, 100의 노력을 투입해도 -500의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운 좋은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불확실성을 즐긴다는 점이다.
운이 별로 없는 사람들은 항상 편안한 것과 확실한 것만 찾고 불확실한 상황에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는데 비해, 운이 좋은 사람은 불확실한 상황에 자신을 더 많이 노출시키고 관여한다.
확실히 나는 지금 새로운 환경과 불확실한 상황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