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평 지음
1. 음…. 아직 팀원이 공석이다. 허허허. 요즘 취업난이라고 하던데 왜 채용이 안 되는 걸까?!
면접하고 맘에 들면 입사 포기를 하지 않나 서류상으로 맘에 들어서 면접을 보려고 하면 몇 시간 전에 면접 포기를 하지 않나 제일 알 수 없는 게 사람이라는 말이 요즘 들어 너무 와닿는다. 벌써 공석이 된지도 3달이 다 돼간다. 시간 진짜 빠르다. 나는 그간 출장을 다녀오고 매일매일 공장을 옮겨가며 일을 하고 있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 그만둔 팀원은 이런 내 불안한 마음과 피곤한 육체를 아는지 모르는지 분명 알건대 눈치 없이 전화를 한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꽤나 맘에 드는 가보다. 현재 나의 상태는 솔직히 뭔가 쫌생이 같고 뒤끝 있어 보이지만 전화를 안 받고 그런 이야기를 안 듣고 싶다. 괜히 서운하다. 쿨럭.
3. 가뜩이나 스트레스받을 일도 많은데, 왜 인간관계까지 고통스러워야 할까. 회사에서, 일터에서 감정 소모가 심했으니 그 밖의 일은 될 대로 돼라 한다. 마지않은 사람과 구태여 잘 지낼 필요 없다. 기대치와 실망감을 좀 낮추기만 하면 주변에 멀쩡한 사람은 많고도 많다. 내 감정을 깔끔한 상태로 돌보면서 정신을 맑게 유지한 채 새 행복을 찾는 것이 훨씬 이롭다.
4. 누군가와 친하다는 의미는 시기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친하다고 해서 영원히 친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불화가 있어야만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도 아니다. 더 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가족이 생겨 만남이 뜸해지기도 하고, 피치 못할 사정으로 연락을 못 해 관계가 끊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관계의 변화는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는 문제다. 서로를 진심으로 아낀다면 상대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추억이 있기에 상황이 되면 언제든 다시 가까워질 수도 있다. 그런 관계야 말로 나이가 들수록 막역한 사이로 남는다. 현실 친구보다 온라인 친구가 더 막역한 사이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5. 세상에 영원한 관계가 있을까?
관계가 좋을 땐 그 관계가 영원할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때가 가장 조심해야 할 타이밍이다.
서로가 편해지는 순간, 배려가 사라지는 순간,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현하지 않고 뭐든 당연하게 여기는 순간 그 관계는 아주 사소한 일로 틀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타인의 배려를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무언가를 받으면 고맙다고 말하고 잘못했다면 빠르게 사과해야 한다. 장난이나 실수는 무례가 될 수 있고, 믿었던 사람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결국 온정이라고 하는 것도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다.
6. 살다 보면 진심이라 믿었던 사이가 여느 겨울날보다 차갑게 느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어쩌면 추억만을 간직한 채 새로운 인생을 계획해야 할지 모른다. 그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지더라도 또 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그러니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은 관계에서 실망이 계절처럼 찾아오는 것임을 인정할 줄 아는 것이다. 사계의 순환이 다소 지루하고 가차 없게 느껴질지라도 그게 순리라 여기고 나는 내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것, 동시에 다른 관계를 더 소중히 여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좋은 인연을 곁에 두면 또 다른 관계 맺기가 가능해진다.
7. 직장생활이 한두 해 이어지다 보니 얼굴을 보기는커녕 연락하기 조차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상황이 사람을 만들고 환경이 관계를 바꾸어 놓는다. 서로 다른 직업, 다른 처지다 보니 정말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보게 된다. 또한 보고 싶은 마음이 개인의 이익을 목적으로 한 필요가 되었을 때 서먹해지기도 한다. 오랜 친구라 해도 만나면 오가는 이야기가’ 그때가 좋았지’라면서 추억을 안주 삼는 대화에 한정되는 것처럼 관계가 더 깊어지지 않는다. 접점이 사라지면서 그저 동창의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다.
8. 먹고사는 일은 놓을 수가 없다.
끝끝내 방법을 찾아서 버티고 살아남아야 한다.
원치 않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강한 사람이 승자가 아니라 오래 버텨 살아남는 사람이 승자다. 먹고사는 일에 목숨을 거는 건 인간의 본능이다. 생존을 위해 돈을 좇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할 것 없다. 지금 이 삶이 마치 기계 같고 의미 없어 보일지라도 말이다.
시간이 흘러 과거를 되돌아보았을 때 내 삶의 모든 과정은 치열하게 살았다는 증거가 될 거시다. 자부심을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