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는 늘 저항이 따른다.

by 호세

*커버 사진은 산업안전보건법 제 93조에 의해 크레인 안전검사를 2년에 1회 정기적으로 받고 있는데, 안전환경팀에서 근무하면서 처음으로 불합격 통보를 받은 사진이다. 물론, 즉시 개선하여 안전검사 재 검사를 받았고 합격해서 사용을 재개했다.


지난 1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권고로 전환됨에 따라 현장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서 자율화로 변경하였다. 이에 따라 그동안 마스크 착용으로 잠정적으로 중단했던 현장 내 보안경 착용을 의무화로 전환하였다.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경험하겠지만 마스크를 항시 착용하면 숨 쉬는 중간중간 안경에 습기가 차니깐 현장에서는 작업 중에 더 위험하다는 판단하에 보안경 의무착용을 잠정적으로 중단했었다. 물론 용접이나 밀링, 드릴 작업과 같은 눈에 이물질이 들어갈 위험이 있으면 착용해야 한다.

2년 3개월 현장에서 보안경을 착용하고 있지 않다가 다시 보안경 착용을 의무화로 전환한다는 공지를 하니 현장 여기저기서 반발의 목소리가 들린다.


"현장에서 항상 보안경을 착용하면 걸리적거려서 더 위험하다"

"현장에서만 왜 착용하냐? 사무실에서도 그럼 보안경을 착용해라"

"보안경을 착용하지 않는다고 2년 동안 눈 부상 사고가 난 적이 있냐?"


관성의 법칙이란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모든 물체는 자기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것을 말한다. 뉴턴의 운동 법칙 중 제1 법칙이라는 관성의 법칙이 과연 물체에만 적용될까? 그렇지 않다. 보이지 않는 사람의 마음이나 행동을 설명할 때도 일리가 있다.

사람이 습관대로 행동하고 쉬이 변하지 않는 이유도 관성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는 뇌의 특성과도 연관이 있는데 뇌는 변화를 원하면서도 회피하려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 새로운 것을 하려면 기존 회로를 쓸 때보다 에너지가 더 많이 필요하므로 힘이 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누구나 늘 해오던 습관대로 하던 것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한다. 변화의 의지보다 변화에 저항하는 힘이 더 크면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변화에는 늘 저항이 따른다. 안전환경팀에서 하는 모든 활동에 이런 저항이 없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직원들이 무슨 말을 하든 부정적으로 듣기보다는 그런 불만이 자연스러운 거다 생각해야 정신적으로 편하다. 안전환경팀 업무는 명확하다. 직원들이 안 다치게 하려는 첫 번째 목적이 있으므로 직원들을 확실하게 설득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직원들을 설득하고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변화에 대한 동기부여를 주고 이걸 안 하면 초래되는 결과를 가지고 일깨워줘야 한다.


우선 첫 번째로 사고사례를 통한 간접체험을 하도록 한다. 국내 동종업계나 그룹에서 발생한 눈 부상사고자료를 모조리 뽑았다. 자료를 참조하여 현장 내 보안경 착용에 대한 강조를 일주일 동안 TBM(작업 전 안전교육) 자료로 매일 작성하여 부서에 공유하였다.

2년 동안 우리가 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그 위험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위험이 있지만 운이 좋게 발생이 안되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현장과 유사한 동종업계나 그룹에서 발생한 눈 부상사고를 공유함으로써 나도 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교육해줘야 한다.


두 번째는 관리자들의 솔선수범이다. 관리자들이 먼저 현장에 갈 때 보안경을 착용함으로써 현장 직원들이 그 모습을 보고 '아 나도 써야겠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안전리더십을 우선적으로 발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가족의 행복이다. 보안경 착용이 회사를 위하고 안전환경팀을 위한 행위가 아닌 본인의 안전 그리고 가족의 행복을 위한 길이라는 걸 커뮤니케이션한다.

모든 법이 제정되고 시행되기 전에는 계도기간이 있다. 급하게 체하지 않도록 현장 내 보안경 의무 착용 계도기간을 1주일로 정하고 그동안에 보안경 지급 및 관리를 통해 스스로 습관의 변화를 꾀하도록 했다.

계도기간이 끝나면 비로소 실질적으로 현장 내 적용되고 보안경을 착용하지 않는 직원의 경우 불안전한 행동으로 잠재 위험 건수로 보고가 될 것이다.

예상컨데, 무조건 불만이 생길 것이다. 불만은 불만대로 들어주고 공감해 주되 그런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건 실행부서의 확고한 목적과 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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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가 일어나기 전에는 누구나 불편을 느낀다. 이 감정을 이용해 사람들을 관대하는 새로운 방법 역시 나를 괴롭게 할 수 있다. 그렇게 하지 않고 그저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묻고 답한다면, 더 쉽고 편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오직 편안함만 주는 건 리더가 할 일이 아니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줄고, 그건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하는 게 아닌 셈이 된다.


1SKpfvko7VuqlCzUIoJu8FzUsHk.jpg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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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강경화 외교부장관님 인터뷰에서 나온 이야기였는데 기본적으로 상대가 하는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노력을 해보라는 것이었다.

그 말은 즉슨, 상대의 말이나 행동을 곱씹는 행동을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별 뜻 없이 한 말에 끙끙대며 앓지 않으려면 그냥 그 말을 듣고 끝내면 된다.

관계에 있어서 확대해석은 독이다. 한 사람에게 여러 번 불쾌함이나 불편함, 싸한 분위기를 느낀다면 그 관계는 굳이 이어갈 필요가 없겠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고서야 내 멋대로 숨은 뜻이 있을 거라고 믿는 것은 대부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너무 열심히 노력하지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 애쓰지도 말자.

내가 편하고, 내가 자유로워야 내가 만들어가는 관계도 그런 모양새가 된다.

누구나 한 번에 잘하는 사람이 될 수는 없다. 회사에서의 실수는 특히나 ‘회사에서의 나’에게 맡기자.

일을 하다 보면 크고 작은 실수를 할 때도 있고, 자존심이 상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일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할 것이다. 누구나 흠도 있고 실수할 수 있다. 일을 하면서 저지른 실수로 인해 듣는 이야기는 일터에 나간 나의 몫인 것이지 집으로 돌아온 나의 몫은 아니다.

회사에서 저지른 내 실수로 내 정체성이나 가치가 훼손되는 게 아니다.

반드시 일하는 자아와 사적인 자아를 의식적으로 분리해야 두려움 없이 일을 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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