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이웃

by 호세

1. 지난 크리스마스는 하남에 있는 동생네 집에서 보냈다. 날이 추워서 어디 나가지 않고 집에서만 놀았는데도 시간이 금방 지나가버렸다.

조카들과 세연이가 워낙 잘 놀아서 서로 많이 기대한 날이었기도 했는데 역시나 만나자마자 각자 준비한 선물 뜯어보고 뛰어놀고, 소리 지르고 난리도 아니었다. 몇 시간을 그렇게 쿵쾅쿵쾅 놀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아랫집에서 인터폰이 울렸다. 참다 참다 조용히 좀 해달라고 전화를 한 거라고 당연히 생각했다.

수화기 너머 들리는 소리는

“ 크리스마스라서 아이스크림 케이크 하나 보냈어요~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 되세요~ 메리크리스마스~~”

어디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예상할 수 없던 일이었다. 당황스럽고 미안한 마음이었지만 동시에 뭔지 모를 따뜻함을 느꼈다.

그래! 이렇게 전달해 준 따뜻함을 우리가 느꼈으니 우리도 그 따뜻함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 줄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아이스크림도 따뜻했다.


2. “서로가 서로를 염려해 배려하고 지키는 것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다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가장 꼴 보기 싫은 이웃에게 베푼 배려가 언젠가 나를 살리는 동아줄로 돌아오리라는 지혜기 필요합니다”


3.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이 거창한 게 아니다. 꼭 친구가 되어야 할 필요도 없고 같은 편이나 가족이 되어야 할 필요도 없다. 그저 내가 이해받고 싶은 만큼 남을 이해하는 태도, 그게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의 전모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눌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흔한 문학적 수사가 아니다. 하나는 외로운 숫자이다. 둘보다도 훨씬 외로운 숫자이다. 그렇다고 둘이 하나보다 더 나은 숫자인 건 아니다.

나눌 줄 모르는 둘보다 나눌 줄 아는 하나가 훨씬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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