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일
- 빠~앙 -
트럭의 경적소리가 들렸다.
창밖을 바라봤다.
안젤리니는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운전대를 잡은 안젤리니는 내게 쏘아붙이듯 거칠게 차를 몰았다.
- 도대체 왜....!
- 당신이 좋아한 사람이 마도 언니 아니었어요?
- 맞아요
안젤리니는 황당해하며, 차를 급하게 멈춰 세웠다.
아즈라엘은 짐칸에서 뛰어내려 혼자 길을 따라 내려갔다.
- 근데 왜....!
- 왜 그랬어요...
안젤리니는 나를 추궁하듯 노려봤다.
그녀에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왜 마도를 울렸어요....
먼 풍경 속 구름은 늘 그렇듯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을에서 이발소 알레그로 씨와 마주쳤다.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내게 웃으며 인사했다.
빵집 피를로 씨도 내게 갓 구운 브리오슈 빵을 건네며 우주선 부업이 끝나가는 것을 아쉬워했다.
나는 속으로 대답했다.
<곧 나를 저주하게 될 겁니다>
<내가 당신들의 아들을 죽였습니다>
우주선은 거의 완성되어 갔다.
모두는 마지막을 위해 쉴틈 없이 일했다.
마도는 이 세계에서 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듯 나와 관련된 모든 것을 무시했다.
내가 만진 망치와 드릴, 내가 손댄 모든 것들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나는 그녀의 영역에서 벗어나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자전거를 끌고 언덕을 올랐다.
평소와 달리 집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현관에 들어섰을 때 보누치 씨가 보여줄 것이 있다며 나를 자신의 방으로 불렀다.
소파에 있던 아즈라엘은 잠시 나를 보더니 이내 가랑이를 핥는데 열중했다.
나는 보누치 씨의 방으로 들어갔다.
- 지지직 -
보누치 씨는 낡은 라디오 다이얼을 돌리며 주파수를 맞췄다.
- 정부청사 앞에서의 시위로 7명이 다치고, 200여 명의 동지들이 연행되었습니다 -
- 이 시위는 이번 달 들어 4번째 시위로 적들의 무자비한 살상 무기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
- 정부의 14세 이하 소년병 징집에 저항하기 위해 4000여 명의 동지들이 참가했습니다 -
- 우리는 평화가 오는 그날까지 각자의 자리를 사수하며 동지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
- 서부 지역 평화 기원 방송 WPB였습니다 -
- 해적 방송이지만 듣는 사람이 꽤 있지
-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누군가가 일으킨 전쟁이지만 이젠 아무도 감당할 수 없어
- 그저 뭐라도 저질러 보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