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포비아, 어떻게 극복할까?

이재명 포비아에 사로잡힌 듯한 김문수, 이준석 후보

by 찡따맨


이재명 포비아, 이재명이 나가야야 할 길은?


우리 집에는 텔레비전이 없다. 뉴스를 챙겨보는 일이 드물고, 대선 후보 토론조차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이 내 시선을 끌었다. 유튜브 댓글란을 보니 단순한 비판을 넘어선, 공포를 느끼고 있는 듯했다. 이재명 후보를 향한 두려움, 이재명 포비아가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 감정적인 반응을까 아니면 실질적인 우려에 기반한 현상일까? 나는 이번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도 각 후보들이 이재명 포비아에 사로 잡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참고로 내 시력은 0.4)


만약 이재명 포비아가 감정적 작용이라면, 정치적인 전략을 통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그려지는 양상은 이보다 더 복합적이다. 단순한 혐오를 넘어, 체제 불안, 권력 집중, 민주주의 질서의 붕괴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하나로 응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의 평균 지지율은 50%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는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도 사실상 당선권이라 할 만한 위치다. 그럼에도 그를 향한 대중의 감정은 일방적 지지가 아니라 경계와 긴장의 기류로 구성되어 있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정말 괜찮을까?" 라는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내건 프레임은 내란 종식이다. 이는 단순 정치적 수사가 아니다. 지난 정권에서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그리고 김문수 후보의 애매한 입장 등에 대한 정치적 판단의 결과다. 이재명 캠프는 김문수 후보를 내란 동조자로 지목하며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유권자 일부는 이재명 후보를 정의의 구현자라고 보는 게 아니라, 권력을 쥐면 법과 제도마저도 자신의 손에 넣으려 한다는 불안을 느끼고 있다. 이것이 이재명 포비아다. 이 이재명 포비아의 배경에는 민주당의 입법 추진이 자리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개정,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대법관 증원안, 조희대 특검법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공직선거법 개정안에서 '행위' 요건을 삭제하는 조항은 이재명 후보 본인의 재판과 맞물리면서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고 있다.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헌재가 대법원 판결까지 뒤집을 수 있는 재판소원 제도를 포함하여, 사법부 위에 입법부가 군림하겠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대법관 수를 14명에서 100명으로 늘리는 방안은 이재명 대법원이라는 비판적 해석까지 불러올 정도다. 이러한 입법 행보는 유권자들에게 권력 집중이라는 공포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재명 포비아는 심리적 현상으로만 볼 수 없다. 권력 구조에 대한 실질적인 우려에 가깝다. 유권자 감정의 문제를 넘어, 헌정 시스템의 존속을 걱정하는 공적인 정서로도 읽을 수 있다. 현재 민주당은 입법부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행정부 또한 민주당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 여기에 사법부 개입 논란까지 더해져, 입법 행정 사법 3권이 모두 한 곳에 쏠릴 가능성이 이재명 포비아로 타나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독재라는 말이 조심스럽지만, 많은 유권자들이 우려하는 것이 독재의 그림자일 지도 모른다.

물론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이유는 유능함이라는 평판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서의 실적, 정책 추진력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도덕성 논란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유능함이 부도덕함과 결합하면 통제 불가능한 권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심이 지지층을 넘어 중도층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 이재명 포비아 그리고 이재명 리더십에 대한 의심이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물론 이재명 후보는 이러한 여론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최근 포용과 통합을 강조하며 정치적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석연, 윤여준, 권오을 등 중도보수 인사를 영입했으며, 홍준표 전 시장 지지자 일부까지 흡수하며 빅텐트를 구상하고 있다. 이낙연 전 총리와의 화해도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확장 전략은 또 다른 불안을 야기한다. 반대파까지 흡수하는 모습은 통합이 아닌 권력 공고화를 위한 전략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이재명 포비아는 단지 반정치적 감정으로만 볼 수 없다. 이는 이재명 후보가 마주해야 할 책임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가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유권자들이 품고 있는 불안을 직시하고 그 뿌리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번 대통령 토론회는 그런 노력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동안 입법을 통해 사법을 통제하려는 인상을 줬다면, 이제는 국민과의 약속을 통해 제도적 안정성을 담보할 줄 알아야 한다. 누군가의 비판을 억누를 게 아니라 스스로 제도 안에서 통제할 수 있는 리더로서의 신뢰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국민이 기대하는, 국민 통합을 이끌 수 있는 리더의 모습일 것이다.



김문수, 이재명 포비아에 사로 잡혀 목소리도 잃었나?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선거 유세에서 자주 들리는 말은 공약이 아닌, "이재명은 안 된다"라는 단호한 메시지다. 어쩌면 이재명 포비아에 가장 강하게 사로 잡혀 있는 것일 지도 모른다. 물론 우리나라 정치인 선거 전략에서 경쟁자를 향한 비판은 자연스러운 요소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비판이 모든 메시지를 압도한 나머지 자신의 메시지마저 지워버린다면, 유권자에게 남는 건 대안 없는 반대 뿐이다.


김문수 후보는 실제 여러 공약을 내세웠다. 국민발안제 도입, 대통령 면책특권 폐지, 제왕적 대통령제 해체, 자유시장경제 회복 등 다양한 국가 운영 구상을 담고 있다. 내가 그 중에서 주목할 만한 정책은 GTX 확대 공약이다. 그는 국민의 힘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수도권의 교통 문제 해결과 지역간 균형 발전을 위하여 GTX 노선 조기 완공을 주장했다. 나는 GTX를 단순 교통 편의 사업이 아니라, 철도 산업의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구상을 했기에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문수 후보에게서는 정책과 비전에 대한 구체성은 커녕 공포심에 사로 잡힌 모습만 보였다.


실제 해외에서도 고속철도 산업을 활용한 여러 사례가 있다. 프랑스 파리의 RER(레조 익스프레스 리지오날) 시스템이다. 프랑스의 RER은 파리 도심을 중심으로 교외 지역까지 고속으로 연결하는 철도 시스템이다. 이는 기존 파리 지하철보다 더 긴 운행 구간과 높은 속도를 자랑하여, 도심과 외곽 간의 시간, 공간적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이 시스템은 교통 혼잡 완화와 더불어 주거 분산, 상권 확장, 교육, 문화 인프라 균형 분포 등 복합적인 도시 효과를 유도한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스페인의 사례도 빼놓을 수 없다. 스페인 AVE는 마드리드 - 세비야 구간을 시작으로 빠르게 전국망으로 확장되었다. 그렇게 스페인 전체 고속철도는 유럽 1위, 세계 2위 규모의 인프라를 갖추게 되었다. 스페인은 이를 기반으로 기술을 체계화하여, 사우디 아라비아, 터키, 브라질과 같은 국가들에 고속철도 수출을 성공시켰다. 이처럼 GTX 또한 수출 가능한 국가산업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 한국 또한 GTX라는 한국 교통혁신을 통하여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플랫폼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GTX와 관련된 전장기술을 시작으로 신호체계, 터널 굴착, 차량 설계, 역사 모델 등을 중동, 동남아, 아프리카에 패키지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뉴스를 자주 챙기지 못해서일까?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공약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GTX 확대 정책에는 구체적인 로드멥과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 수도권 교통망 개선과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거창한 목표만 이야기했을 뿐, 실행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생략되었다.


물론 김문수 후보는 정치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다. GTX의 전략적 가치에 대해서는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를 설명할 시간이나 기회가 부족했을 수도 있고, 다른 이슈에 더 집중했기 때문일 것이다. 모두가 AI, 4차산업혁명, 반도체를 이야기하고 있는 와중에 홀로 철도를 이야기하면 구닥다리 옛날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권자 입장에서 볼 때, 단순한 공약 나열만으로는 미래를 상상할 수 없다. 실현 가능성 있는 계획, 다시 말해, '어떻게'에 대한 설명이 없다면 이는 선거 메시지가 아니라 공허한 선언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김문수 후보가 자신의 정책을 구체적으로 펼치지 못하는 이유가 이재명 포비아에 사로 잡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그와 그의 캠프는 전반적으로 이재명 반대라는 하나의 메시지에 집착하고 있을 뿐이다. 이재명은 안된다는 구호만 반복할 뿐, 그 뒤에 따라와야 할 비전이나 대안 설계는 좀 처럼 들리질 않는다. 정작 유권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은 '누구를 반대할 것인가가' 아닌,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김문수 캠프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 이준석,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 논쟁 등 정치공학적 이야기만이 주류를 이뤘다. 유권자에게 전달된 것은 국가 비전이 아닌 갈등 뿐이었으며, 정책의 청사진이 아니라 정당 내부의 내홍이었다.


결정적인 문제는 중도층의 시선이다. 반이재명 정서, 이재명 포비아는 존재한다. 하지만 그 감정을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지지로 연결시키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 진영을 결집하지 못했고, 젊은 세대는 무관심으로 돌아섰으며, 개혁을 바라는 유권자들은 조용히 등을 돌렸다. 김문수 후보는 보수의 재건의 상징이 되지 못했고, 오히려 분열의 표상이 되어버렸다.


정권 탈환이라는 정치적 대의는 단순한 반대 구호만으로 달성되지 않는다. 그랬다면 모든 시위가 다 성공했겠지.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은 갈등이 아닌 해법, 과거가 아닌 미래다. 하지만 김문수 후보의 메시지에서는 그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 그가 보여준 건 새로운 대안이 아닌, 과거와의 화해에 실패한 무기력함에 가까웠다. 빅텐트는 열리지 않았고, 윤석열의 잔재는 지우지 못했으며, 사과는 늦어 진정성은 부족했다. 이재명이 헌정질서 회복이라는 커다란 대의를 내세우며 승기를 굳히는 동안, 김문수는 탈당, 극우, 계엄령 옹호라는 프레임에 홀로 고립되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문수 후보가 역전의 가능성을 모색하려면 지금이라도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이야기 해야 한다. 이번 대통령 후보 토론회가 유일한 기회일 것이다. 토론회 이후로는 민주당, 개혁신당, 민주노동당 후보 지지자, 무당층도 김문수 후보를 거들떠 볼 일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정권 탈환, 반이재명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만한 보수의 새로운 서사를 그려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김문수 후보의 마지막이 될 이 도전은 이재명 대세론을 재확인시켜주는 이벤트 정도로 기억될 것 이다.



이준석, 이재명 포비아에 의해 기존의 태도도 잊었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역시 이번 대통령 후보 토론에서 이재명 포비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그 또한 김문수 후보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기존 양당 중심의 정치 구도를 비판하며 독자 노선을 그린 인물이다. 그가 표방하는 정치는 기존 기득권 체제에 대한 해체와 새로운 질서 구축에 있다. 하지만 정작 토론 무대에서는 이재명 후보를 향한 공격이 주를 이루느라, 자신이 가진 본질을 제대로 펼쳐보이질 못했다.


물론 이준석 후보가 이런 전략을 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는 나보다 프로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상 그의 지지율은 7~8%선에 머물러 있다. 소수정당 후보로서 대중의 주목을 끌어야 하는 입장에서 강한 메시지가 필요했을 수도 있다. 공격적인 태도는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근본적 비전과 결을 달리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길 뿐이다. 그렇게 그는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데 실패했고, 결국 또 하나의 반이재명 화법에 스스로를 가둔 것으로 보였다.


이준석 후보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이번 대선은 정권 교체가 아니라 정치 교체의 무대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김문수 후보를 비롯한 국민의 힘을 향해 "계엄령 사태의 정치적 책임조차 외면한 정당." 이라며 날을 세웠다. 단일화를 거부한 배경에도 정치 윤리와 책임의 부제애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그가 말하는 정치 개혁은 단순이 인물 교체가 아닌, 정치 구조와 문화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혁신이다.


그의 개혁 의지는 정당법과 선거제도 전반에 걸쳐 있다. 공천 시스템 민주화, 국회의원 중간평가제, 국가보조금 투명화 등 구체적인 개혁안을 제시하면서 기존 양당 체제의 병폐를 비판해왔다. 특히 청년 정책에 있어서 그는 청년 복지가 아닌 청년 주도 국가를 내세운다. 청년은 지원받는 대상이 아니라, 기획과 결정에 참여하는 주체여야 한다는 철학이 중심에 있는 것이다.


청년기회장학금, 군 복무 중 학점 인정 확대, 스타트업 지원 펀드 조성 등은 단지 퍼주기식 복지를 넘어 정치의 판을 바꾸려는 진정성을 반영하고 있다. 나아가 그는 정당과 공공기관 내 청년 참여를 제도화하여, 명목성 청년 할당이 아니라 실질적인 권한 분배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세대교체를 넘어 권력 교체까지 염두한 설계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준석 후보는 여야 양강 후보들이 만들어내는 이분법적 대결 구도에서 일정 부분 독립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반이재명 단일화 논리,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유산을 둘러싼 보수 내부의 혼란에서 거리를 두고, 스스로 정치 비전과 정책 의제를 중심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독립적 태도와 다르게 토론회에서는 여전히 이재명 후보를 향한 공격에 초점을 맞췄다. 그렇게 그의 개혁적인 모습은 다소 흐릿하게 작용했다. 다음 토론에서는 누구를 반대하는지 말하는 포비아에 시달린 정치인이 아니라, 무엇을 바꾸고자 하느냐를 말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다.



마치며,


이번 비초청대상 후보자 토론회에서 주목받지 않은 인물 중 이재명 포비아로부터 벗어나 있다면 그의 목소리가 더 큰 관심을 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정치는 합리보다 직관, 현실보다는 상징에 의해 움직이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황교안, 송진호 양자 대결이라는데 재미있을랑가 모르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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