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연의 글쓰기
청소년 글쓰기 교실에서 학생들이 쓴 글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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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내 주변에는 조언해주는 사람이 많았어.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됐지. 중학생이 무슨 고민이 있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너희도 나름 고민이 있지? 특히 중학교 3학년이라면 고민이 많을 거야. 중2병이 지나가고 현실이 다가오니까.
지금 너희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떤 고등학교로 진학할지가 아닌가 싶어. 공부를 엄청 잘한다면 뭐 말할 것도 없이 특목고나 자사고를 지원하면 돼. 그게 아니라면 자신의 상황에 맞춰서 고등학교를 정하는 게 좋아.
남학생은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무조건 남고에 가는 게 답이야. 미안한 얘기지만 여학생은 너네보다 성적이 더 좋거든. 현대고도 남녀공학인데 시험만 보면 1등에서 7등은 여자반이고 8등에서 10등이 남자반이라고 하더라. 괜히 연애해보겠다고 남녀공학 가서 내신 망치지 말고 그냥 남고 진학해. 우리 오빠도 연애하고 싶어서 남녀공학 간다는 걸 겨우 말렸어. 졸업을 앞둔 지금은 남고를 진학했기에 지금의 성적이 나온 거라고 얘기하곤 해.
여학생은 케바케야. 여고는 여자만 있다 보니 확실히 공부 분위기가 좋아. 대신 내신 따기가 어렵지. 남녀공학은 정반대라고 생각하면 돼. 내가 분위기에 잘 휩쓸린다고 하면 여고에 진학하는 게 좋고, 분위기 상관없이 공부만 할 자신 있다고 하면 남녀공학에 진학하는 게 좋아. 내 친구는 남녀공학에 갈 상황인데 여고에 입학해서 엄청 힘들어했어. 너무 공부하는 분위기가 싫대. 결국 남녀공학으로 전학 갔어. 나도 여고에 정말 가고 싶었는데 내 상황은 여고를 원하지 않더라. 덕분에 남녀공학에 다니고 있어. 여고에 가고 싶은 마음을 완전히 접은 건 아니지만 나름 만족해. 가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고에 갔다면 후회했을 거야. 어쩌면 친구처럼 전학을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고 싶다는 로망이 하나 정도는 있을 거야. 수업 째기, 염색하기 등 굳이 말 안 해도 뭔지 알겠지? 중학교는 그런 로망을 실천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야. 왜냐고? 생기부에 들어갈만한 행동이 안 적혀서? 아니야. 적혀. 대신 아무 상관없어. 외고나 특목고처럼 중학교 생기부를 필요로 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생각이라서 모범생의 인생을 살고 있다면 어떡하냐고? 좌절하지 마. 너희에게도 기회는 있으니까.
중3 2학기 기말고사 끝난 후를 노리면 돼. 3학년은 다른 학년보다 2학기 기말고사를 더 빨리 봐. 생기부 작성이 끝나야 고등학교에 원서를 제출할 수 있거든. 이 시험만 끝나면 네가 뭘 하든 생기부는 전혀 관여 안 해. 한마디로 중3 마지막 시험만 끝나면 너의 중학교 인생이 마무리됐다고 할 수 있어. 자, 이제 내가 왜 그렇게 말 한지 알겠지?
나도 기말고사 끝나고 엄청 놀러 다녔어. 평소에는 그러는 애들이 별로 없었는데 저 때가 되면 엄청 많아지더라. 나는 3학년 1반이다 보니 담임 쌤이 학년부장이어서 엄청 고생했어. 게다가 말 잘 안 통하는 할머니였거든. 다른 반 쌤과 달리 뭐만 하면 상담하고 뭐만 하면 벌점 주는 스타일이었어. 느긋하게 1,2 교시쯤 학교 갈 생각이었는데 아침조회 끝나자마자 부모님께 걸려오는 전화 때문에 잔소리 엄청 들으면서 등교하고 그랬지.
우리의 10대는 생각보다 길지 않아. 교복 입을 수 있는 나이는 더 짧지. 고등학생이 되면 대입에 찌들어 살아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교복 입고 놀러 다닐 수 있는 나이는 중학생 때뿐이야.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10대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렸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