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의 글쓰기
지원언니의 추천으로 글쓰기 교실에 오게 되었다. 지원언니는 나보다 먼저 글쓰기 교실을 다녔다. 모르는 사람과 수업을 듣는다고 생각하니 가기 전부터 무척 긴장되고 떨렸다. 하지만 나와 같은 ‘아미’도 있었고, 나이가 비슷한 사람도 있어서 금방 편한 분위기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글쓰기 교실을 오기 전 토요일에 중국역사문화교실을 다녔었다. 거기에서 삼국지에 관해 한 번 배웠던 터라 나에겐 이번 수업이 쉬울 것 같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내 머리를 믿고 있었던 것이다.
선생님께서 쓰신 ‘모두 작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지만’을 읽었다. 선생님의 글은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내 글이 부끄럽고 한심하다는 생각에 글쓰기 교실에 오는 것을 마음을 먹기까지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 후, 삼국지의 기본 상식과 삼국지의 콘텐츠에 대해 같이 이야기했다. 나는 삼국지란 전쟁을 객관적으로 보고 쓴 글인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삼국지는 소설이었다. 또 삼국지를 여러 콘텐츠로 접할 수 있다 생각하니 쉽게 느껴졌다. 삼국지를 만화책으로 다 보기는 했지만 웹툰, 드라마, 영화 같은 다른 콘텐츠로 접해보면 신기할 것 같았다. 선생님께서는 여러 가지의 삼국지 패러디도 보여주셨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패러디는 도원결의를 슬프게 표현한 중국 작품이었다. 하고자 했던 말을 짧고 굵게 전달한 것 같아 머리에 쏙 박혔다.
이어서 원고지에 글을 썼다. 원고지에 마지막으로 써본 게 작년 학교 수행평가 때였다. 한동안 원고지에 대해 잊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원고지에 써보니 기억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내가 작가가 된 기분이었다. 선생님께 조금 첨삭을 받고 나니 부끄럽고 한심했던 나의 글이 조금 빛나 보였다. 뭐든지 한 번 부딪혀 보면 괜찮은 것 같다. 수업이 끝나고 난 직후 다음 수업이 기대되었다. 첫 수업이 재미있었으니 두 번째 수업은 더더욱 재미있을 것 같다.
* 청소년글쓰기교실(https://cafe.naver.com/ozgz/1721)에서 쓴 글을 나눕니다.
* 청소년글쓰기교실 1기에서는 '각약각색 삼국지'라는 이름으로 삼국지에 대해 알아보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