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글쓰기교실 '연하'의 글쓰기
<삼국지톡>을 보라는 과제에 걱정이 앞섰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소재의 웹툰을 100화 넘게 봐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버겁게 느껴졌다. 게다가 웹툰을 통해 삼국지에 흥미를 가질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그래도 과제니까 어쩔 수 없이 <삼국지톡>을 봤다. 생각보다 재밌었다. 예상 밖이었다. 10화까지만 봐야지 했었는데 어느새 20화를 훌쩍 넘기고 있다. 시간 때문에 많이 보지는 못한 게 아쉬울 뿐이다.
사극은 사건을 과장하거나 실재하지 않는 픽션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역사 왜곡이 많다. 드라마나 영화로 역사를 이해하는 걸 일찌감치 포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삼국지톡>에도 현대 문물이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등 엄청난 왜곡이 있지만, 독자는 그게 과장이라는 걸 안다. 게다가 매 화 끝에 실제로 삼국지를 기록한 역사의 내용을 보여준다. 이 정도면 교과서보다 더 훌륭한 교재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1주일 후에 다시 <삼국지톡>을 봤을 때, 생각이 달라졌다. <삼국지톡>이 교과서 같은 교육 교재가 될 수 없는 이유를 조금은 알 듯했다. 웹툰이라는 특성이 <삼국지톡>에 양날의 검을 쥐어준 거나 다름없었다.
웹툰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바쁜 현대인이 짧은 시간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몇 시간, 혹은 며칠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각 잡고 봐야 하는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궁금증을 유발한다는 점이 웹툰의 또 다른 매력이다. 다음 화를 보도록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삼국지톡>도 그렇다. 나처럼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다음 화를 기다리게 만든다.
반면에 이전에 봤던 내용을 기억하기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스토리 웹툰의 경우 몇 년에 걸쳐 연재된다. 그러니 뒤로 갈수록 앞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삼국지톡>의 한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을 봐야 한다. 웹툰의 특징 상 훑어보기식 복습이 쉽지 않다. 또한 원하는 부분만 골라 보기 힘들다. 찾고자 하는 내용을 얻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양을 봐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비효율적이다.
<삼국지톡>을 통해 삼국지라는 주제에 흥미를 가지게 된 건 성공적이다. 하지만 이 양날의 검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 청소년글쓰기교실(https://cafe.naver.com/ozgz/1721)에서 쓴 글을 나눕니다.
* 청소년글쓰기교실 1기에서는 '각약각색 삼국지'라는 이름으로 삼국지에 대해 알아보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 <삼국지톡>은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