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출간 예정
책을 팝니다. 만 일 년 동안 '파르티잔'이라는 이름으로 연구실 동료들과 글쓰기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물을 책으로 엮어내려 합니다. 저마다 쓴 글을 각각 한 권의 책으로 엮어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쓴 글을 모아보니 약 14편 정도 됩니다. 책 한 권으로 엮기에는 영 부족한 분량이지만 그래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보렵니다.
사실 책으로 엮어내자는 동료들의 말에 시큰둥했던 게 사실입니다. 어디 내보일 만큼 훌륭한 글도 아니며, 남의 시간을 잡아먹을 만큼 대단한 글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식을 일러주는 글도,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글도 아닙니다. 얼마간의 냉소와 우울, 불평과 투정, 분투와 고민이 담은 글이 누구에게 유익이 있을까.
그 밖에도 여러 생각이 들지만, 고민은 접어두고 책을 팔려합니다. 여전히 글쓰기는 부끄럽지만, 글을 파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생계형 독립연구자. 글과 강의가 밥이 되는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메일 끝에 붙인, 야심 차게 적은 글귀입니다. 여전히 기대와는 멀지만, 떳떳하고 당당하게 이 말을 실천하려 합니다.
제목은 <경치는 소리>입니다. 경전(經), 종교적 우상과 문화적 통념을 겨누어 쓴 글들이 많습니다. 공자가 경(磬)을 두드리며 신세를 한탄했듯 일상의 분투가 묻어나는 글도 있습니다. 세미나에서 나눈 글에 그간 쓴 글을 더해 약 20개 안팎의 글을 묶어 책으로 엮어 냅니다. 경黥친다는 말처럼 제 자신에게 족쇄를 채우는 글도 있을 것입니다.
복잡한 생각을 접어두고 책을 파는 것은, 책을 팔고 글을 나누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자고 했던, 청소년들에게 한 말을 지키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채 덜 정돈된 말로 이렇게 알리는 것은 좀 다른 결심이 선 까닭입니다. 어떻게든 책으로 엮어낼 마음을 먹은 까닭입니다.
책 값은 11,000원 예정입니다. 약 60,000자에서 70,000자로 100페이지 안팎의 얇은 책입니다. 책이 꼴을 더 갖추는 대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배송비는 제가 부담합니다. 책을 구매하실 분은, 선주문하실 분은 아래 링크에 간단한 정보를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이 진척되는 대로 또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책 원고는 우리실험자들 홈페이지(http://experimentor.net/)에서 훑어볼 수 있습니다.
https://forms.gle/E6E4sxb2pcQd3zjg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