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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픈옹달 Jan 11. 2022

일치일란, 천하는 혼란 속으로

각양각색 삼국지 1강

랜선서당 :: 각양각색 삼국지교안을 나눕니다.
읽기와 쓰기를 함께 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았는데, 보시고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프로그램 안내 : https://zziraci.com/rotk 


1. 역사가 이야기가 되고 소설이 되고...


<삼국지三國志>는 역사이자 이야기입니다. 무슨 뜻이냐구요? 본래 역사였던 기록이 훗날 이야기가 되고 소설책이 되어 전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래 <삼국지>는 세(三) 나라(國)의 역사기록(志)이라는 뜻이예요. 우리가 나중에 만날 위, 촉, 오 세 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지요. 각 나라의 역사를 묶어 <삼국지>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각기 나뉜 세 나라의 역사책을 하나로 묶은 것이 <삼국지>라는 말씀.  


<삼국지>의 배경이 되는 것은 까마득히 오래전의 사건들입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약 1,800여년 전 일이예요. 때는 중국의 한나라 시기였어요. 한나라가 무너지고 세 나라가 새로 세워졌답니다. 공교롭게도 우리나라 역사도 삼국시대였어요. 중국도 삼국, 우리도 삼국!


서로 다툰 세 나라의 역사는 꽤 많은 사랑을 받았답니다. 사람들은 세 나라의 이야기를 입에서 입으로 전했어요. 멋진 영웅들도 있었고, 힘이 센 무장, 꾀 많은 모사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어딜 가나 인기였어요. 시장에 모이니 사람들은 이야기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넋을 잃고 빠져들곤 했습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덧붙여지기도 했어요. 그렇게 모인 이야기가 나중에 책으로 정리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700년 전 일이예요. 그러니까 <삼국지>는 천년 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역사가 소설이 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이렇게 소설이 된 책을 <삼국연의>라고 따로 떼어 부르기도 합니다.


소설이 된 이후에도 <삼국지>는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어찌나 사랑을 많이 받았는지 드라마, 영화는 물론 만화 나아가 게임으로도 만들어졌어요. 아마 여러분도 한번쯤은 보았을 거예요. 유튜브 같은 곳에서 삼국지 게임을 광고하는 것을. 


우리는 앞으로  <삼국지>의 주요 장면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삼국지> 내용과 함께 한문도 함께 익힐 예정이예요. 그럼 세 나라의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한나라 역사부터 살펴보기로 해요. 저 먼 옛날 한나라 시대로 떠나봅시다. 



2. 천하는 어질어질

중국은 큰 나라예요. 게다가 인구도 많답니다. 그것뿐인가요? 역사가 깊어 여러 나라가 세워졌다 사라지기도 했어요. 어찌나 많은 나라가 세워졌다 사라졌는지 중국 역사를 보면 어질어질합니다. 이를 두고 일치일란一治一亂이라 말한 사람도 있답니다. 여기서 '치治'는 나라가 안정적으로 잘 다스려졌다는 뜻이예요. 반대로 '란亂'은 나라가 매우 어지러운 상황을 말합니다. 일치일란이란 한번은 안정적었다가 한번은 어지러워졌다가 그렇게 복잡한 역사를 뜻하는 말이지요.


까마득한 옛날 주나라가 있었어요. 꽤 훌륭한 나라였는데 그만 어리석은 임금 때문에 나라가 어지러워졌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이 임금의 부인은 잘 웃지 않았다 해요. 그러던 어느 날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는데, 바로 잘못 봉화에 불을 올렸기 때문이었습니다. 봉화는 적군이 침입했다는 신호였어요. 이 신호를 보고 멀리서 헐레벌떡 군사들이 달려왔는데 와 보니 아무 일도 아니잖아요. 어처구니가 없어 당황하는 수많은 병사를 보고 부인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를 보고 임금은 심심하면 봉화를 올렸어요. 그때마다 부인은 방긋 웃고... 결국 봉화를 올려도 병사들이 모이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아뿔싸! 진짜로 적군이 쳐들어왔는데 아무도 구하러 오지 않았네요. 결국 임금은 죽고 나라는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이것을 춘추전국 시대라 해요. 여러 나라들이 일어나 서로 다투었지요. 이때 천하를 통일한 사람이 바로 진시황이었습니다. 헌데 진시황의 나라도 오래가지는 못했어요. 진시황이 병으로 죽자 또다시 혼란이 찾아옵니다. 이때 다시 천하를 통일한 것이 한나라를 세운 유방이었습니다. 


유방의 한漢나라는 매우 훌륭한 나라였어요. 지금도 중국 사람들은 스스로를 한나라의 후예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한자漢字, 한어漢語, 한족漢族와 같은 표현에서 볼 수 있듯 한나라의 이름을 빌어 스스로를 가리키는 표현으로도 널리 쓰고 있답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나라도 오래되면 그 힘을 다하기 마련. 결국 한나라도 혼란에 빠지고 맙니다. 그리고 그 혼란 속에서 여러 인물들이 출현해요. 그들이 바로 삼국지의 주인공들입니다. 



3. 합쳤다가 나뉘었다가

<삼국지>를 펼쳤을 때 나오는 첫 문장을 소개합니다. '화설천하대세話說天下大勢 분구필합分久必合 합구필분合久必分' 풀이하면 이렇게 옮길 수 있습니다. '천하의 큰 흐름을 이야기해보자. 나뉜 것이 오래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진 것이 오래되면 반드시 나뉘어진다.' 그러니까 <삼국지>란 하나의 나라가 셋으로 나뉘는 이야기, 그리고 셋으로 나뉜 나라가 다시 하나로 합쳐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영원한 것은 없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모든 것은 반드시 변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위 문장에서 '필必'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어요. 역사에서 변화란 반드시 꼭 일어나야 하는 사건이라는 뜻이지요. 그런데 이 변화는 반복되는 것이기도 해요. 합쳐진 것이 나뉘고, 나뉜 것이 합쳐집니다. 그러면 그다음엔? 다시 또 합쳐진 것이 나뉘고, 나뉜 것이 합쳐지겠지요. 그다음, 그다음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거예요. 


천년이 넘어 이천년이 다 되도록 <삼국지>가 사랑을 받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까마득히 먼 옛날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와 비슷한 일은 역사 속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어요. 어떤 사람들은 <삼국지>를 읽으며 역사의 변화를 바라기도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면서 삼국지 속의 인물들처럼 멋진 영웅이 나오기를 기대하기도 했어요. 


<삼국지>는 역사의 반복을 이야기합니다. 마치 시계바늘처럼 역사는 돌고 돌아요. 분分, 나뉘어 어지러운 시대가 있는가 하면 합合, 합쳐져 안정된 시대도 있어요.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걸까요? 그리고 우리는 <삼국지> 속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까요? 한번 생각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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