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양이 얼루기.

노묘를 키우는 마음

by 찌니
얼루기와의 첫 만남

나의 사랑하는 고양이 얼루기. 얼루기는요, 2016년 5월 처음 길에서 만났어요. 비가 엄청 오는 날, 퇴근길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있더라고요. 그땐 고양이를 잘 몰라서 사람이 먹는 참치캔을 주곤 했어요. 그게 첫 만남이었죠. 그러고 두 달 뒤, 7월에 다시 만났어요.


출근길 제 다리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울더라고요,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라서 출근을 그대로 했답니다. 그 뒤, 제가 일하는 곳 근처 길냥이로 생활했던 얼루기는 저와 인연이 닿아 제가 밥 주는 고양이로 지냈어요.


그러고, 한 달 뒤 얼루기는 임신을 했고 9월 말 새끼를 낳았답니다. 다행히 제가 만들어준 하우스에 새끼를 5마리를 낳았어요. 그렇게 지내면서 평일에는 일하면서 돌봤고 주말에는 남자친구와 함께 밥을 주러 갔어요. 밥을 주러 가는 길, 로드킬 당한 고양이들을 보며 얼루기와 비슷한 무늬를 볼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안 좋았어요. 저는 일병행 공시생이어서 고양이를 키울 여건이 되지 않아서, 엄두도 나지 않았답니다.




얼루기의 입양계기

그러던 중 20216년 10월 13일, 출근을 했는데 얼루기가 보이지 않았어요.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아저씨가 발로 차서 숨어있다고 하더라고요. 새끼들만 덩그러니 있고 얼루기가 없어 열심히 찾아다녔어요. 근처 편의점 옆 골목에 숨어있더라고요. 눈물이 너무 났어요. 근처 고깃집에서 고기를 먹고 나온 사람이 고기로 얼루기를 유인해 발로 찼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분노에 차올라서 남자친구에게 전화했어요. "퇴근하면 케이지 사서 나 데리러 와줘." 남자친구는 길게 묻지 않았어요. 홈플러스에서 케이지를 사 왔고, 우리는 새끼 5마리와 얼루기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가 검사를 하고 집으로 데리고 왔어요. 그렇게 얼루기와 인연이 되었고 2016년 10월 13일이 얼루기 생일이 되었답니다.


새끼들은 젖을 떼고 밥을 먹을 시기에, 입양을 보냈고 저는 얼루기를 키우기로 했어요. 중성화수술도 하고, 얼루기가 심장사상충에 감염되어 오래 못 살 거라는 이야기에 살 수 있을 때까지 잘지내 보자 했는데 다행히 완치가 되었어요. 그렇게 얼루기와 지내며 공무원시험 준비를 했답니다. 주기적으로 심장검사를 해줬는데 다행히 큰 이상은 없었고, 심장 모양이 조금 안 좋다는 것만 문제 있었을 뿐 건강하게 잘 지냈답니다.



얼루기 환묘가 되다.

그러던 중, 2019년 얼루기 눈옆, 등에 난 종기들이 있었고 그냥 종기일수도 있고 종양일 수도 있는데 검사를 했더니 종양, 암이었어요. 몇 번의 제거를 해도 계속 재발해 항암도 하고, 수술도 하고 2019년부터 얼루기는 암투병을 했답니다. 그 병은, 2025년까지 재발해서 몇 번의 수술을 했어요. 그래도 우리 얼루기 기특하게 잘 견뎌내서 제 곁에 있답니다. 최근엔 만성췌장염에 걸려 이제 쭉 관리해줘야 하지만, 얼루기랑 지낸 지 벌써 10년 차예요. 우리 얼루기 이제 12살 정도 됐는데, 늘 엄마바라기여서 아침마다 이산가족 상봉하듯이 인사를 해요.



노묘를 돌본다는 건.

오늘도, 주말엔 얼루기 털도 빗어주고 사진도 같이 찍고 아침 시간을 보내는데,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이 시간들이라는 게 실감이 나서 덜컥 겁이 났어요. 그래서 얼루기 털들을 조금씩 모으고 있답니다.


얼루기병원비만 키우면서 3천만 원은 쓴 것 같은데, 그 돈이 아깝다는 생각보다 앞으로 내가 능력이 안되어서 얼루기 치료를 못해주면 어떡하지? 늘 그런 불안감에 살고 있어요. 얼루기의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흘러가지만, 너무 슬퍼하지 말고 길에서 데려오지 않았으면 2년 살았을 텐데, 나와 살아서 벌써 10년을 더 살고 있는 우리 얼루기라고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먹으려고요.




노묘를, 키우고 있는 우리 집사님들은 어떤 마음으로 지내고 있나요?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