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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테리 김작가 Aug 22. 2022

흔들린 우정

내가 생일을 챙기는 친구가 두 명이 있다. 하다못해 별다방 커피 쿠폰이라도 보내주곤 했다. 그런데 올해 이 두 녀석이 나의 생일을 그냥 패스해버렸다. 이들의 생일이 나보다 빨라서 나는 이미 맞춤 선물을 했는데 이놈들 보소!!


처음에는 음~ 그럴 수 있지~ 했는데 sns에 여기저기 놀러 다니는 사진들을 보니 좀 빈정이 상한다. 심지어 우리 카페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돈 쓰고 다녀간 사진을 봤을 때 너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sns도 끊어버리고 싶었지만 옹졸한 인간으로 비치기 싫어서 그러진 않았다. 


이때쯤 박혜원의 시든 꽃에 물을 주듯 이라는 노래에 꽂혀있었다. 그 노래의 제목 때문인지 나의 심정이 이상하게 겹쳐지기 시작했다. 식물에 꾸준히 물을 줘야 꽃을 피고 잘 자라듯이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그들과의 우정에 물을 주고 있는 사람이 나뿐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물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들에 대한 관심도 사라졌다. 불현듯 나의 사주풀이가 떠올랐다. 머리가 좋지 않고 옹졸하다는 나의 사주……


손님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골손님이란 어떤 손님인가?? 꾸준하게 자주 오시는 손님이다. 우리 카페의 공간과 분위기가 좋아서 오시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단골손님들은 우리 부부와의 관계 때문에 자주 오신다. 자주 오시는 것이 감사하기 때문에 아내는 디저트 하나라도 더 챙겨드리고 음료 사이즈업도 해주면 손님들은 뭐라도 더 구매를 하시거나 맛있는 것이 있으면 나눠주시곤 한다. 서로에게 고마움의 표시를 꾸준히 하기 때문에 좋은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영원한 단골은 없다는 말이 있지만 그것도 하기 나름이라 생각한다. 항상 단골손님들의 감사함을 소중하게 여기고 많은 단골손님들이 생기도록 해야겠다.


sns는 가식으로 가득 차 있다. 그것만 보고 그들의 상황을 판단해서는 안된다. 그래! 내년까지는 한번 지켜보기로 마음을 고쳐먹어 본다. 내년까지 이런 식으로 지나가 버린다면 이야기를 해야겠다. 좀 섭섭하다고~ 


일단은 나의 우정이 죽지 않을 만큼만 물을 주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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