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쓰겠습니다. 쓰는 게 좋았거든요.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 무료 이미지
작가입니까? 저자입니까?
작가는 창작하는 사람을 말한다.
저자는 출간 서적의 글쓴이를 말한다.
요즘은 둘 다 혼용하는 것 같다. 출간을 하니 작가라고도 불리고 저자라고도 불린다.
작가의 범위가 저자보다 넓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런 사람 중에 책이라는 물성을 생산해 낸 사람을 '저자'라고 부른다.
저자를 꿈꾸지 말고, 작가를 꿈꿔 볼까요?
나는 저자가 꿈이 아니라 작가가 꿈이었다. 쓰는 사람의 정체성을 바랐다.
그런데 작가로 살다 보니 저자가 되는 길이 열렸다.
많은 사람들이 평생 책 한 권에 자기 이름을 남기는 것을 꿈꾼다.
어떤 경위로든 저자가 된 사람들 중 작가의 삶을 지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작가의 삶이 굳건하면 출간과 상관없이 글을 계속 쓸 수 있다. 그래서 다음 책이 이어지기 쉽다.
저자만을 꿈꾸면 책 한 권을 출간하고 꿈이 이루어져 잠시 기쁘다가 팔리지 않는 책 때문에 좌절한다.
그리고 더 쓸 거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게 된다.
출판시장의 현실을 맞닥뜨리고 책 쓰는 일의 의미를 상실하기도 한다.
작가는 사유하는 사람이다.
저자를 꿈으로 두지 않고 작가가 되려는 사람은 사유함을 즐겨야 한다.
일상을 살며 드러나는 사건사고와 관계들에 숨은 뜻에 호기심을 느껴 끝까지 추격하는 사람이 작가가 될 수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오감으로 다가오는 현상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나열을 하려면 영상으로 남기는 것이 낫다.
작가는 숨은 의미를 찾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는 안경을 낀 사람이다.
그렇게 보지 않고 해석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들썩거림을 소유한 사람이다.
작가는 타인에게 전하는 사람이다.
모름지기 작가라면 사유가 일상이고 추적하는 힘으로 탐구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거기에 멈추지 않고 타인을 향하는 사람이다.
세상의 이치와 운행에 딴죽을 걸거나 스스로의 해석을 하고 그것을 강렬하게 전하고 싶어
속에서부터 터져 나오는 사람이다.
작가가 글이든 그림이든 표현하지 않고 속으로만 간직한다면 일반인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누구나 사견을 갖고 살아가지만 모두를 작가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는, 주관적 사유를
다른 이에게 전하려는 의지로 작품화시키는 데까지 이르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는 자신의 사소한 생각에서부터 시류를 따지는 논평까지 다양한 표현 매체를 통해 전달하는 사람이다.
그것이 작가를 작가 되게 한다.
그래서 저자가 되기 전, 작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쓰는 사람의 정체성이 출간 유무에
앞서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가 된 수 작가의 삶을 사는 것은 무방하며 귀한 일이다.
저자와 작가라는 명칭이 혼용되는 요즘,
책을 출간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나, 책을 출간했다는 것에 멈추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글을 쓰는 나 또한, 쓰는 사람의 정체성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야
저자라는 이름으로 롱런할 수 있음을
다시 새겨본다.
작가는 사유하고 탐구하며, 그것을 표현함으로 고유성을 획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