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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애 Dec 04. 2021

'인세' 실종 사건. 인세야~인세야~

흔적 없이 사라질 이름이여~

3개월에 한 번씩 책 판매내역이 메일로 도착한다. 기막히게 메일이 온 시간에 통장에 숫자가 남는다. 출판사의 이름과 함께.


며칠 전부터 통장을 확인하고 메일을 열곤 다.  책의 인세가 미미한 숫자지만 흔적을 남기리라 희망하며.


이번 달에 소식이 없다. 내가 홍보를 하지 않았으니 팔릴 리가 있나. 첫 책을 낼 때는, 필요한 사람은 살 것이라고 호탕하게 말했다. 그런데 현실은 꺾은선 그래프처럼 반대를 향했다. 잘 리는 책은 독자가 숨은 보석 찾듯 찾아내는 게 아니라 자주 눈에 띄는 책임뒤늦게 깨달았다. 사람들의 뇌는 게으르다고 한다. 하루에도 많은 선택을 해야 하기에, 최대한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자주 보아 익숙한 것을 신뢰하고 구입한다. 이런 사실 우습게 여기며 책 홍보를 거의 못했다.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해주는 게 아닌데 말이다. 물론 첫 번째 책에 이어 다음 책을 준비하느라 여력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요즘은 첫 책을 잠시 묻어두고 최근 출간하는 책을 알리고 있다. 이벤트를 하고, 라이브 방송을 하고, 강연 의뢰가 들어오면 강사료가 적어도 승낙한다. 홍보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첫 책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홍보가 그토록 중요하며, 작가가 나서서 홍보하지 않으면 아무도 그 책을 자식처럼 아끼고 알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렇지 너무 기분이 거시키하네.)


지난 주 라방을 했다. 첫 책은 내가 쓰고 싶은 내용이었고, 두 번째 책은 학부모들의 강렬한 관심 '문해력'에 대한 것이다. 시종일관 비슷하지만 다른 질문이 쏟아진다. 경험에 비춰, 이론에 비춰, 내가 확신하는 바에 비춰 현장의 모습을 담아 정성스레 방향을 나눈다. 어떤 대안이라도 본질은 통하기 마련. 부모의 과한 태도 조정과 아이의 속마음에 난 스크레치는 백만 번 이야기해도 넘치지 않는다는 사실. 밤 10시에 시작해서 많은 분들이 드나든 라이브 방송에 목이 칼칼해졌다. 그래도 유익함이 전달되는데 신나고, 내 책을 홍보하는 절체절명의 사명을 감당하기에 11시를 훌쩍 넘겨도 피곤하지 않았다.

알리지 않으면 아무도 내 책에 관심이 없다. 하루에도 수백 권, 일 년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책이 출간된다. 내 책이 묻히는 분위기는 내가 개선할 수밖에 없다. 다음 달에 강연이 있다. <나나책:나는 나를 사랑해서 책을 쓰기로 했다.> 온라인 북토크도 진행하고 싶다. 출판사가 열어주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찾아 기획하고 진행하는 방법이 최선의 것임을 다짐한다.


브런치에 출간 작가가 쏟아지고 있다. 브런치 입성의 높은 벽을 뚫고 진입해서 좋은 글과 씨름한 동지들의 책이 현물로 구체화되는 것에 박수를  치고 싶다. 그리고 나도 그중 하나임에 대견함을 느낀다. 그리고 브런치 작가들의 모든 책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 홍보의 주체는 바로 브런치 작가 스스로의 몫이 아닐까? 그러면 자연스럽게 치킨 몇 마리 뜯는 정도를 탈피해서 월세 한 번 낼 수 있는 인세가 들어오지 않을까? (이미 인세를 많이 빈번하게 받고 계신 분들이 이 지점에서 이 글의 타깃이 아니실 듯. ㅎㅎㅎㅎㅎㅎ)

누가 나를 알려주길 바라지 말고 내가 나를 알리는 능동성이 우상향 판매지수와 아름다운 통장 숫자와 직결되니,
"누군가 나의 이름을 부르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고 알려주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며 외치다 보면" 내 목소리를 들을 누군가 더더더 많이 나타날 것임을 확신한다.

*사실, 오늘 강연에서 제 팬이라는 분이 나타나셨어요. 황송무지로소이다~하는 마음에 감사하더라고요. 강의 주제에 관심 없고 제가 강의한다고 듣기 위해 참석하셨다니 감격스럽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리고 오후에 전화 한 통을 받았어요. 제 소문을 듣고 멀리서도 아이를 보내겠다고 하시는 분이셨죠. 거리는 중요치 않으신 듯했어요. 제가 말리고 싶었는데 "선생님은 뭔가 다른 것 같아서요"라고 하셨죠. 황송하기 그지없는 상황이었죠. "제 소문을 으셨다고요? 저는 무명이라 찾기도 어려우실 텐데 어찌 검색으로 찾으셨데요?"  홍보를 하고 강연을 하면서 독자를 만나면 만날수록 이런 일이 많아지겠죠? 홍보에 더 박차를 가해보려고요. "쏠쏠한 인세는 나의 발걸음을 옮길 때 통장으로 꽂힌다"를 외쳐봅니다. (인세에 목숨 걸지 않지만 떡볶이는 먹어야겠어요. ㅎㅎ. 저만 그런가요?)



"쏠쏠한 인세는 나의 발걸음을 옮길 때 통장으로 꽂힌다"

                                                                   -무명의 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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