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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애 Aug 12. 2022

쉬운 남아 육아 비책

心心한 (남아 공략) 페어런팅 #3

백발백중 남아를 변화시키는 마법 어가 있으니 다음과 같습니다.


1-"멋진 싸나이(싸에 악센트를 줘야만 한다)"

2-"이뤈~ 남자였구나"

3-"역시"


나는 세 가지 말을 다양하게 재배치해서 써먹습니다. 상대가 아무리 어리다 해도(4세 남아도 흔들리더라는) 진심 어린 존경의 눈빛과 함께 전달하면 백발백중 금세 라포가 형성됩니다. 처음 만나도 쓸모 있는 발언임에 분명하지요.

 

"선생님, 우리 애 글씨 보시면 놀라실 거예요. 지렁이 기어 다니는데 못 알아봐요. 백만 번 알아보게 쓰라고 해도 안 먹힙니다"


학모의 말처럼 아이의 문장은 암호에 가까웠습니다. 진심을 담아 "네 문장의 뜻이 진실로 궁굼허니 한 줄만이라도 해독을 해주는 게 어떨까?"라고 유머를 첨부해 말하기를 몇 날. 아이의 문장에 관심이 있다는 진심, 그 문장의 해독을 듣고 진심으로 놀라는 표정에, 남학생은 그만 '으른의 말은 들어먹지 않으려던 결연함'을 내려놓았습니다. 글씨가 병아리 눈곱만치 좋아졌거든요. 아주 미미한 변화지만 칭찬 포인트로 잡고 앞에서 밝힌 비법어를 사용했습니다. 2,3,1 순서였지요.


다음 시간이 되고 아이는 몰라보게 달라진 활자를 선보였습니다. 이 지점에서 어떤 말을 하는가에 따라 원래대로 돌아가거나 더 좋아지게 할 수 있습니다.입니다. 저의 표현으로 '점프 화법'이라고 해볼게요. 아이의 공로를 내 것으로 돌리지 않고 아이 것으로 인정하여 칭찬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예를 들면 "봐봐,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하니까 잘 되지?" 따위의 말은 절대로 꺼내지 않지요. 대신 "숨겨놓은 능력을 이제 보여주기로 결심한 이유가 있을까?"라고 물으니 "제가요, 갑자기 글씨가 너무 별로여서 제대로 써야겠다고 결심을 했어요" 아이의 결심을 존중하고 진심으로 존경 어린 눈빛을 발사하니 게임 끝! 이후에 아이는 글씨는 기본 사양으로 장착하더니 그림에 올인하기 시작했습니다. (<남자아이 그림 성장법>에 대한 스토리는 다음 기회에)


"선생님 말은 잘 듣는데 제 말은 안 들어요(눈으로 레이저 발사, 욕하시는 거 아니겠죠?)"

학부모와 차이를 굳이 분석해보자면, 위에서 말한 지점에서 '점프 화법'을 사용하지 않고 '김빼기 화법'을 쓰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부모 입장에서 고치기 어려운 습관입니다만 고쳐야 아이가 변하니 어쩌겠어요. "봐봐, 엄마 말 대로~~"라는 낌새만 느껴도 남자아이들은 자기 결정과 자기 주도성에 침해받는다 생각해요. 남자들은 대개 목표지향적이고 그것을 자신의 힘으로 진행하려는 욕구가 있습니다. 그런 거 있잖아요, 굳은 결심으로 무언가 시작하려는데 옆에서 "그거 해야지"라고 하면 돌연 기세가 꺾이고 김이 빠져, 하기 싫은 상태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남자아이의 의욕을 꺾어서 안되며 작은 공로를 도둑질해서는 안됩니다.


아이의 변화를 즉각적으로 부모님에게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알려주어야 할 중요한 사항이라도 "호들갑 떨지 않기"를 부탁드립니다. 아이가 조금 시작하려는데 옆에서 호들갑을 떨면,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겠죠. 그리고 낯부끄러워서라도 시들해질 수 있는 마음이니까요.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과는 무척 다릅니다. 쉽고도 어렵지요. 저의 경험이 모든 남아에게 적용되지 않지만,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 아들을 키운다면 눈 질끈 감고 허벅지를 찔러가며 적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기억하세요.

1-"멋진 싸나이(싸에 악센트를 줘야만 한다)"

2-"이뤈~ 남자였구나"

3-"역시"


그리고 이것도요,

-점프 화법 OK

-김빼기 화법 NONONONO

-호들갑 S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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