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하지 않고 비판적이지 않은 사람이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일상을 직면하지 않을 때가 많다. 그저 하루의 급하게 지나가는 시간표에 감사했다. 감사하며 사는 생이 잘못은 아니었다. 그런데 설익은 느낌이있어도들춰보지않았다.사는 게그랬다
매번물음표를 던지며세상을 보는습관이있었다. 사춘기 시절 왜왜왜를 달고 살던 꼬마 아이로 돌아가고 싶어 졌다.모호하며몽롱한 기분이올라온다. 그 시절 내게세상은 불만투성이며일그러져 보였다. 왜 공부를 해야 하냐는 압력을 혼자 견뎌야 했다. '별이 빛나는 밤에'라디오 방송에 흘러나오는 노래가 사무치게 좋았다. 삐뚤어진 마음을 일부 만져주는 기분이었다.
생각하기 싫던 시간을 꺼내보고 익숙한 것들을 다시 들춰본다. 감사한 생에 대한 결론을 알게 되어 평안의 실체를 만났다고 만족했다. 감사해야 함을 몰라서 못하는 사람이 없듯, 의문투성이의 사는 것이라는 사람의 무게를 다시 펼쳐보고 싶다.
편하게 살았다. 문제의식을 갖지 않았다. 부족해도 그냥저냥 괜찮다고 생각을 주입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육아의 시간이 길었고 나는 매일 허덕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에 다다랐다. 느 정도 살아온 연륜과 경제적인 부족에 대하는 노하우, 아이들을 키우는 교육방향에도 균열이 없는 현재의 상태가 좋다. 그냥 아내로, 엄마로, 소소한 가르치는 일을 하는 것만으로 만족스럽다. 그런데 도덕윤리적이며 종교적으로 익숙하게 미리 알아버린 결론에 끄덕거리기 싫어졌다. 마음이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산다는 것이 별것 아니라고 남들처럼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성급한 생각이 내 것인 양 살기 싫어졌다.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는 인생, 삶, 사람 이런 단어가 새롭게 느껴졌다. 진지하지 않은 사람이 몸부림치며 진지함을 흉내 내고 있다. 무거운 삶을 살아가는 존재를 사람이라고 불러본다. 그 무거움을 일부러 질문하고 되짚어본다. 무거웠던 시간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사유를 뒤로하고 있었다. 왜 좋은지, 좋다고 할 수 있는지, 무턱대고 감사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무엇인지, 감사하다면 무엇이 감사한지를 짚고 넘어가고 싶다. 이것을 생각하는 밤. 고즈넉한 밤. 모두 잠든 밤에 물음표를 던지는 것이 미덕인 이상한 나라에 헤매고 있다.
글 쓰는 인생은 헤매는 인생이다. 뻔한 정답을 뻔하지 않게 되짚는 길을 걷는 어지러움이 글쓰기다. 평소의 생각의 습관을 멀리하는 길이다. 나는 이제 이상한 나라의 헤매는 진지한 사람,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고 싶다. 2019년 글을 쓰면 더욱 헤매게 되는 그 쓸모없어 보이는 길목에 들어서서 산다는 것의 바닥을 천착하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