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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애 Feb 12. 2019

심리학모르는:엄마의상담

예민한 아이 키우는 엄마에게 바침

섬세하고 예민한 아이가 관계를 힘들어한다. 타인과 함께하는 활동에 필요이상 에너지를 소모한다. 사소한 갈등이나 상대의 과격한 표현에 마음이 상하면 손상된 감정을 제자리로 가져다 놓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런 경험으로 앞으로 닥칠 단체활동에 참여를 거부하거나 친구를 만나지 않겠다는 아이를 어떻게 지도해야할까?


1>비난하지 않는다.

아이는 자기를 인식할 때 부모의 말과 표정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매긴다. 갈등으로 힘들다는 아이를 비난하거나 낮추어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한다. 물론 엄마도 속상해서 그럴 수 있지만, 아이는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한다. 그렇게 생각한다 해도 자신을 비난하는 그 부정적 부모의 평가에 갖히게 된다.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지 못하는 성격이 문제야"

"그래서 나중에 어떻게 사회생활 할래?"

"니가 그럴 줄 알았다."

"다 잘 지내는데, 너만 이상하니?"

"유별나다. 정말, 너 때문에 속상해 죽겠어"

"내가 너 이러라고 고생하며 키웠냐? 그것 하나 못하니?"


이런 말은 아이 가슴에 비수처럼 날아가 꽂힌다. 아이는 부모의 평가로 자신을 보게된다. 자존감은 이런 언어로 쌓인 성과 같다. 말이 자존감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이유를 우리에게서 찾을 수 있다. 어른이 되어도 우리들은 어린시절 들었던 무수한 부정적 말을 기억해내곤 한다. 기분이 좋을때가 아닌 우울감에 휩싸일 때 반복해서 기억나는 말, 내 귓전에 맴도는 그 말은 좋든 싫든 우리 정서에 와서 박혀 영향을 미치는 말이다. 나를 낮추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말들이다. 그런데 스스로 자신이 불만족스러울 때 이런 말들은 작동한다.


아이가 관계안에서 힘들다는데 그것을 비난하는 말을 덧붙이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킨다.

'그래, 이것도 못이겨내는 내가 이상한 거야'

'항상 나만 이상하지. 나만 성격이 더러운거야'

아이는 자신의 관계 안에서 어려움을 헤치고 나오기도 전에 자신을 할퀸다.

'이것밖에 안되는 나를 누가 좋아하겠어'

그리고 거기 머문다. 오래 우울하거나 짜증이 심해진다. 바깥 세상으로 나가기를 꺼려한다. 억지스럽게 나갈때 가족모두를 향해 부정적 감정으로 어려움을 쏟기도 한다.


2>공감한다.

그럴수있다고 받아준다. 엄마도 그랬다고 감정을 인정한다. 그렇게 인정한다고 아이가 감정을 부리며 더 심각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부모들은 잘 모른다. 심각해지지 않기 위해 아이의 어려움을 덮으려고 한다. 화를 인정해준다. 슬픔이 차오르는 것을 알아준다. 상대의 가시돋힌 말로 상처를 입어 다시는 친구를 보기싫은 마음을 그대로 받아준다.


"**가 ___라고 말하니 네가 ______한 감정이 들었다는 말이지?"


이렇게 하는게 입에 붙지 않는다면 세마디만 하면 된다.

"아, 그래"

"그랬다는 말이지"

"그래서 네가 그렇그나"

3>지켜본다.


더 증폭될 것같은 아이의 어려운 감정은 눈물이나 고함으로 분출되다 부모의 공감을 만나면 이내 수그러든다.


혹시 이 기회를 잡고 아이를 가르치려고 하면 2차전이 시작된다. 바같 세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이미 지쳤는데, 그것을 교육으로 바꾸어 지시하는 부모때문에 아이는 미치고 팔딱 뛰게된다.


일단 아이가 누그러질 때까지 기다린다. 기다리지 말고 차라리 다른 일을 하자. 너무 티가 나는  티비를 본다던지 유투브를 시청하면 아이는 또다시 멘붕에 빠지고 감정이 격해질수있다. 자기는 해결 안되었는데 엄마는 갑자기 관심이 없어졌다고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조용히 티가 안나게 다른 것에 집중한다.단 아이가 풀리고 마무리를 해야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4>들어준다.


아이가 지금껏 엄마의 품에서 나름 일관성있는 교육을 받아 왔다면 잘잘못을 분별한다. 화가 나게 했던 상대의 말 기저에 의도까지는 살피지 못할지라도 자신의 감정이 일시적임을 안다. 서서히 누그러진다. 혹은 별일이 아닌것처럼 작은 일로 보게된다. 감정이 격했던 것이 문제다. 감정만 걸러지면 사건은 주먹보다 작아진다. 아이는 그것을 깨닫는다.


내가 지시하고 교훈적으로 말할 것을 아이 입에서 듣게 될 것이다. 너무 의도적으로 질문하지는 말자. 가르치려들면 아이는 바로 알아챈다. 자기가 벌써 알게되었고 심하게 짜증부리며 감정적이었다는 사실이 내심 부끄러울수 있다. 그런데 엄마가 가르치려들면 틀킨기분이 된다. 그러면 도로아미타불!!


내일 어떻게 할래? 지금 기분이 어때? 니 편한대로 해도되.


이렇게 해결 지점을 열어두거나 현재 상태를 묻기만 하면 아이는

"에이, 내일 가서 놀껀데"

"몰라"

"말하지마"

"엄마, 친구가 문자왔어"

"엄마, 밥줘"


해결되어야 할 사건, 갈등을 객관적으로 보게된 아이는 생글생글거린다. 이럴 때 엄마는 열받는다. 화내고 짜증을 쏟아부을 때는 언제고 웃는게 얄입다. 참자. 다시 입을 열면 집안싸움으로 번진다.



예민한 아이는 눈치가 빠르고 관계에서 사람들의 말과 표정, 행동에서 상대의 숨은 의도를 잘 파악한다. 예민한 것은 사실 파악을 잘하는 명석함을 가졌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니, 예민한 아이가 가져오는 관계의 문제는 일단, 비난하지 말고 공감하면 곧 누그러뜨려진다. 부모가 할일은 아이중심의 추임새를 넣고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많은 심리,교육서적을 훑어보면 내가 적는 스킬보다 더 멋진 방법론을 많이 이야기 한다. 아이가 어릴때는 실제로 겪지 않는 문제이지만 학령기아이를 키울때는 수 십 번도 겪을 일이다. 그럴 때 내가 채택하고 실천해본 방법이 먹히는 아이가 있을 것이다. 예민한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중 나의 경험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만 글을 접는다.


심리학을 모르는 엄마의 실전상담보고서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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