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신애 May 31. 2019

글쓰기는 쉽다(뮤즈를 기다리며)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커피한잔 사러 갔다가 득템한 철제바구니, 작은 것이 하루를 밝혀주는 기쁨

거기에 가면 뮤즈를 만난다.

공간에 들어서고 두리번 거린다.

눈앞에 두고도 찾지 못할 때가 있는 낯설면서 익숙한 그녀의 체취

남들이 간절히 기다린다던 그녀의 향기는

매우 가까운 곳에 있는 뮤즈를 기다린다.


비가 올 때 가장 그러하다

빗발이 약한 부슬비에 눈치채지 못하다가

건물의 처마(건물의 끝자락이라고 해두자)에서 땅으로 내리꽂는

모인 물방울의 낙하에 뮤즈의 발을 본다


장대비가 오기를 기다린다.

내리꽂는 가열함

살아있는 것들의 노곤한 어깨

반복의 힘에도 지칠 때가 있는 초록의 이파리를

지탱해주는 기쁨에도 가끔은 구멍이 패인 땅을

세차게

두드려주는 소리


가끔 소리가 미미할 때 우산을 쓰고 무작정 걷는다

매개체를 통한 소리의 증폭

우산이라는 것의 발명에 박수를 치면서 그녀의 손을 잡는다


공방에서 뮤즈를 만난다.

비가 올 때처럼 가까이, 일상 속에 자주 출몰하는

그녀의 치맛자락 끝을 잡아보려고

컴퓨터에 시선을 두고

공간의 출입문을 향해 귀를 걸어둔다.


비야 오너라. 너의 넓은 그릇에 모은 소리를

한량없이 부어다오


아이들이 비 방울처럼 또르르 굴러올 때

햇살이 부서지며 사선으로 공방 유리를 통과할 때

신호등이 없는 작은 도로 아이들 걸음을 돕는 느려지는 바퀴의 마음들

작은 문구점에 복고풍 뽑기가 들어오자 온 마을이 들썩이는 흥겹고 유치한 웃음소리들

서로를 통과하고 두드리는 소리소리

비와 말과 문장과 초록이 자신을 통과하는 낑낑거림을 듣다가


거기, 그곳에 뮤즈는 오도카니 깜빡이지 않는 눈싸움처럼

오래 머물러있다.

눈물이 맺혀도 절대 깜빡이지 않던 친구녀석처럼

나를 응시하고 있다.

거기에 가지 않아도 뮤즈가 있다. 바로 코 앞에

넘어지면 닿을 거기에

여기에

나에게

 


이제 받아쓰기 공책을 꺼내 연필을 굴릴 차례다.

글쓰기는 쉽다.

쉽다. 쉽다.

쉽다고 믿는다



대구성인글쓰기반
대구성인독서토론반
어린이동화작가반<6월대개강>

---(동구지역민환영)(토요원데이모집중)

네이버카페<꿈꾸는글공방>

인스타@35_writer


문의:zzolmark@hanmail.net
매거진의 이전글 어린이날 사뿐하게 넘어가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