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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애 Jan 01. 2021

브런치, 계속할지 고민하나요?

쿨하게 결정해요.

이 글을 쓰다 보니 브런치 활동 2년 결산하겠다고 시작하고 '그간 브런치를 할지 말지 참 많이 고민했구나'라는 것을 발견했네요. 여러분도 그러신가요? 브런치가 기회를 줄 뿐 길을 내주지는 않더라고요. 스스로 길을 만드는 게 답일 수도 있어요. 저는 그랬네요. 여러분의 2021년 새로운 도전을 기대합니다.



2년간 행보


브런치 작가 등록 메일을 확인하고 운전하다 말고 소리를 질렀던 것이 엊그제 같더니 벌써 2년이 흘렀습니다. 다양한 초고 수준의 글을 많이도 썼습니다. 2년 전만 해도 지인들에게 브런치를 말하면 아점으로 만나 차를 마시자는 말로 알아듣더라구요. 지금도 저의 지인은 브런치를 모르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글을 쓰거나 출간한다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는 무리 속에 혼자 외로움을 달래다 브런치로 유입되니 신세계였습니다. 쓰는 것을 좋아하는 이상한 덕후들의 집단. 반갑고 외롭지 않았습니다.

브런치 입성 후 1년 동안은 가족, 창업 후 운영 이야기, 아이들 가르치는 이야기 등 일상 이야기를 간편하게 올렸습니다. 그런데 여기저기 작가님들이 출간 소식을 전하 더군요. 다양한 공모 소식과 당첨된 소식들을 들을 때마다 혼자 섬에 있는 기분이 들 때도 많았습니다. 어떤 날은 부러워서 잠이 안오는데 더 슬픈건 도달할 수 없는 나의 수준이었지요. 브런치에서 조회를 부르는 글이 따로 있지만 내가 쓰고 싶은 것을 고집하는 수준밖에 안되던 시기였죠. 교육관련 글을 쓰려다가도 전문적인 작가들이 포진해 명함을 내밀기가 어려웠습니다. 부끄럽고 자신없고 나의 부족함이 들통날까 봐 주춤하기도 했습니다. 그냥저냥 보낼 수 없어 여러 군데 투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브런치 2년 차는 스스로 투고한 결과로 출간을 준비하고 오래 걸려 출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투고와 계약과 원고 교정과 출간이라는 대장정을 내가 직접 해보자고 부크크로 가족 이야기를 출간했습니다. 그리고 브런치에서 만난 작가님과 좋은 인연으로 공저를 출간도 감행했고요. 브런치 2년 차 후반 내리 3권 출간이라는 성과가 꽤 쏠쏠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은 용기를 내야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방법이 쉽네. 나도 할 수 있겠어." 그런데 정작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브런치에는 용기를 내서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따라 용기를 냈습니다. 브런치 작가가 되면 대로가 열리는 게 아니라 스스로 용기를 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앞서 걸어가는 사람들을 엿보고 용기를 내볼 수 있는 장이 브런치의 매력이었죠. 그래서 떠날 수 없었습니다.



브런치에 대한 소회


그동안 브런치는 나쁜 남자 같았답니다. 브런치 초기에 죽치고 앉아 매일 글을 썼습니다. 조회가 되던 안되던 혼자 좋았다 나빴다 반복했죠. 브런치 메인에 떴을 때는 십만이 금세 조회되어 감사하다가도 며칠 후 하락하는 조회수에 화를 냈습니다. 뭐하는 짓인지 자주 반복했죠. 그러니 떠날 수 없었던 거죠. 브런치는 밀당의 천재인가 봅니다. 안달 나게 만드니까요. 떠나지 않으니 글을 계속 썼고 책을 출간했죠. 그리고 지금 좋은 인연으로 다음 책을 쓰고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보다 거창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매일 부담백배로 가슴을 쓸어내리다가 다시 다짐하곤 합니다. '천재란 영감 어린 작품 하나가 빵 터진 게 아니라 수백수천의 도전과 결과물 중 하나가 주목받은 것일 뿐이다'라고요. 글의 누적을 많이 쌓으면 어째 일이 터지겠다고 초기에 수동적이었다면, 이제는 두 번째 계단에 올라섰답니다. 말도 안 되는 도전을 누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브런치는 떠나지도 못하게 하는 밀당 고수로 결국 글을 쌓게 하더군요.

브런치 2년의 열매는 글 몇백 개, 출간 몇 권이 아니라 무모한 도전을 두려워않는 사람으로의 변화입니다. 사람 변하는 게 어디 쉽나요. 남편은 바꿔 쓰는 게 아니라고 우스개 말이 떠돌지요. 사실 나란 인간 변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브런치에서 그런 내가 변했으니 큰 열매가 아닐 수 없지요. 남편이 아마도 속으로 고마워할지도 모릅니다. "잠 좀 자라. 또 뭐 쓰니? 쓸데없이"라고 경상도식 돌려 말하기 속에 "장하다, 장하다. 한다한다 하더니 진짜 하는구나. 대단하다"라는 응원을 느낍니다. 아니면 말고. 면박을 준다고 제가 안쓸 인간은 아니거든요.


2021년 내다보기


도전이란 특별하지 않고 남들이 걸어가는 뒤를 따라가는 것일 뿐입니다만 저에게는 과한 행보입니다. 그냥저냥 공방 하나 잘 운영하면 그만이라는 마음과 매일 싸웁니다. 그래서 2021년 경단 맘들의 요청으로 책 쓰기 모임을 시작합니다. '결혼과 육아로 이름을 잊어버린 그녀들의 이름을 찾는 과정'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고 있어요. 그리고 혼자 기획한 책 여러 권의 원고를 빛의 속도로 써서 투고를 해보렵니다. (1년 이상 목차를 수없이 고치고 글을 뒤엎었더니 저력이 생겼습니다. 목차 짜는 게 나아졌습니다. 스스로는 봐줄 만한 것 같고 누구더러 보이면 욕먹을 정도는 아닐듯합니다.) 거기에 덧붙여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 제작을 어떻게 할까 고민 중입니다. 이렇게 쓰면 결국 연말쯤 실행하고 있겠죠? 남편이 속으로 소름 돋을 겁니다. "이 여자, 말로 한걸 진짜 이루네"라고 했었거든요. 올 한 해 저를 자주 보기 어려울 겁니다. 아차, 대놓고 좋아할 수도 있겠네요.


여기까지 2019년~2020년 기간 동안 저의 브런치 결산과 2021년 나름 과격한 도전을 글로 뱉어봅니다. 뱉으면 실행하게 되니까요. 여러분도 어서어서 글로 뱉어주세요. 응원할게요.  

저의 책은 프로필에서 링크 가능해요. 궁금하실까봐요^^


인스타@dream_sinae 방문하시면 폴짝폴짝뛰며 반갑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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