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매드푸딩
짙푸른 장마가 지나갔다.
잠시 잊고 있던 생생한 초록색이 온 눈을 뒤덮었다.
비가 온 뒤여서 그런지 풀이며 잡초며 나뭇잎이 울창하게 뻗어 어느곳이든 초록색이 압도했다.
다시 쨍쨍해진 여름, 남쪽으로 녹색의 여행을 떠났다.
보성의 녹차밭과 담양의 죽녹원.
두 곳 모두 ‘녹’자가 들어가는 만큼 주인공은 당연히 초록이다.
녹차나무와 대나무는 참 아름답다.
녹차에 대해서, 대나무에 대해서 알아보고 글을 적어보고 싶었다.
그러다 문득 그 글을 쓰는 것을 미루기로 했다.
녹차나무와 대나무가 아름다운 것은 샛노란 햇살 아래 유난히 선명해진 그들의 색이라고 생각했다.
난 초록색이 좋다.
하지만 난 초록색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초록색에 대하여 아무 것이나 적어본다.
초록색 혹은 녹색은 한자어이다.
순 우리말엔 초록색을 표현하는 공식적인 단어가 없다.
초록불을 왜 종종 파란불이라고 부르는지 궁금했었다.
아시아의 일부 나라들에서는 파란색과 초록색을 묶어 한 단어로 불러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록으로는 원래 있던 단어를 활용한 ‘빨갛다’, ‘파랗다’, ‘노랗다’와 같은 식의 문법적인 표현을 할 수 없다.
초록색과 빨간색을 신호로 사용 하는 최초의 신호등은 1868년에 영국 런던에 세워졌다.
이 신호등은 가스램프를 이용하였다.
최초의 전기 신호등은 1912년에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 세워졌다.
신호등이 초록색과 빨간색으로 표기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빨간색이 위험을 의미하는 색으로 널리 인식되어왔기 때문이다.
초록색이 사용된 이유는 빨간색의 보색이기 때문에 서로 가장 혼동되기 힘든 색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슷한 이유로 초록색은 안전을 상징하는 색으로 쓰이기 때문에 비상구, 구급상자, 구호소, 대피소 등을 표시하는 색으로 쓰인다.
빨간색과 보색이기 때문에 장기간 수술을 해야하는 의사들이 빨간 피나 장기를 보며 생길 수 있는 빨간색에 대한 잔상효과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많은 수술복이 초록색이라고 한다.
녹안이라 불리우는 초록색 눈에는 초록색소가 없다.
적당한 량의 멜라닌 색소를 지닌 상태에서 빛의 반사와 산란 때문에 일어나는 착시현상이라고 한다.
녹안을 지닌 사람은 전 세계 인구의 2%가 채 안된다고 한다.
통계적으로 사람들은 초록색을 침착하고 평온하고 관용적인 느낌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빨간색은 덥고 활달한 색으로, 파란색은 춥고 고요한 색으로서 극과 극으로 인식하지만,
초록색은 빨간색과 파란색의 중간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때문에 초록색은 눈과 마음을 편해지게 한다고 한다.
주변환경을 초록색으로 꾸미거나 식물 혹은 식물 사진 등으로 꾸며놓으면 스트레스가 많이 줄어든다고 한다.
여러 문화권과 맥락에서 초록색은 건강을 나타내는 색이다.
고대 이집트에서 초록은 치유와 부활의 상징이기도 했다.
원시적인 활기를 나타내기도 하여 많은 매체들에서 재해석 되어 신, 용, 괴수, 외계인 같이 초자연적이고 강력한 존재들의 피부 혹은 피는 종종 초록색으로 묘사 되기도 한다.
하지만 동시에 독극물 혹은 질병을 나타내는 색이기도 하다.
19세기에 쓰이던 초록색을 내는 물감들은 대부분 비소를 이용하였고 실제로 독성이 강했다고 한다.
안색이 좋지 않을때 동맥의 초록기가 두드러져 보이는 것 때문에 여러 문화권에선 질병 혹은 멀미 등을 나타내는 색이다.
초록색은 친환경, 야외, 깨끗함, 상쾌함, 안정감, 신뢰 등을 주기 위한 색으로 활용된다.
때문에 화장품, 식품, 음료, 아파트, 공공기관, 의류, 금융기관 등의 로고에 널리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