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 부족하다는 것은.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신호다.
살면서 우리는 딱 한 가지 일만 하지는 않는다. 여러 가지 일을 맞닥뜨리게 되고 그 상황 상황마다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된다.
사소한 집안일부터 운전, 만들기, 직장의 업무까지, 그리고 우리가 재밌어하고 하고 싶은 취미나 운동까지 그냥 일상의 모든 것이 따지고 보면 새로운 일이다. 그렇게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대처해 나간다.
슬프게도 스스로의 어떤 목표를 향해 달려가거나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작은 어떤 일을 하는데도 우리는 매번 남과 비교를 당한다. 학창 시절의 공 부부 터해서 직장에서의 승진 경쟁, 취미로 하는 운동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까지 어느 하나 사람이 같이 있는 곳이면 어쩔 수 없이 경쟁구조가 형성된다.
그중 유난히도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 있다. 남들과 분명 같이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월등히 앞서가고 있고 시간을 별로 투자하지 않은 것 같은데도 다른 사람보다 훨씬 잘하고 앞서가는 사람도 있다.
고등학교 때에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아도 항상 1~3등을 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때는 어렸고 시야가 딱 '공부'하나 밖에 보이지 않았다. 열심히는 하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는 나와 그 친구를 비교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이것밖에 안되나?"라는 부정적인 생각까지 들면서 나의 부족한 재능에 자책도 많이 했다.
그렇게 사회에 나왔지만 사회는 더 심했다. 뭘 하든 경쟁이었으며 그중에서도 당연히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은 꼭 있었다. 음악을 하던 운동을 하던 자전거를 타던 대학에서 공부를 하던 특출 난 사람은 한 명씩 꼭 있었다.
그런 재능이 뛰어난 친구들을 보면서 "내 재능은 어디서 발휘되는 걸까?"라는 생각도 많았다. 열심히 한 결과는 크게 불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 특출 나게 뛰어난 분야를 찾지는 못했다.
그렇게 살아가는데 옛 친구에게 오랜만에 학창 시절에 월등히 공부를 잘한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친구는 역시 우수한 성적으로 한의대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한의대 입학하고 얼마 후 애석하게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정확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자살한 친구의 친한 친구의 얘기로는 학창 시절에 공부를 잘했던 자신이 대학에 오면서 성적이 계속 떨어졌다고 한다. 그 친구보다 훨씬 잘하는 친구들이 더 많았고 항상 성적 상위에 있던 친구는 대학에 와서 떨어지는 성적을 보며 자신을 계속 하찮게 여겼다고 한다.
그 친구는 학창 시절에 한 번도 경쟁에서 거의 져본 적도 없고 시험에 실패해본 적도 없다. 그러나 대학에 진학하면서 처음으로 맛본 경쟁의 패배와 실패의 충격이 컸던 것 같다.
그 이야기를 듣고 깨달은 것이 재능이 특출 나다라는 말은 다른 말로 다른 길의 가능성을 전혀 열어두지 못한다는 말과 똑같다는 것을 알았다. 주위 여러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을 인정해주고 그 재능이 출중하니 그것이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 그 친구가 공부 말고도 다른 여러 가지 길을 시도하고 도전했더라면 또 다른 삶이 펼쳐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특정 분야에 특출 나지 못한 것이 오히려 나에게 여러 가지 분야에 대한 도전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그런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삶에서 공부로는 얻을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얻었다.
그런 도전을 반복하면서 나는 진정 내가 원하는 길을 찾을 수 있었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과 원하는 것을 구분할 수 있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어떤 분야에 계속 실패한다면 다른 여러 길을 가봐도 되고 또 계속 시도해봐도 된다. 세상이 정해놓은 몇몇의 정답 속에 자신의 재능을 가두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이 어떤 분야에 재능이 없다고 자존감이 내려가거나 자신을 하찮게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각자는 반드시 잘할 수 있는 게 있고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다.
재능이 부족하다는 것은 오히려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는 기회이며 다른 여러 가지를 시도해볼 수 있는 행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