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생 May 01. 2018

나는 나를 인정하기로 했다.

그날의 기억


"헤어지자."


  그날 밤, 할 얘기가 있다고 뜸을 들이던 그 사람은 조금은 머쓱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물론 그런 말들이 누구에게나 갑작스럽지만 유난히도 갑작스럽던 나는 다음 날 퇴근길에 그 사람이 있는 그 곳으로 향했다.


'사과하자.'


  그래, 평소에 내가 서운하게 했던 부분들이 있었지, 외롭게 만들었던 순간들이 있었지, 내가 참 마음처럼 못해줬지.. 하며 길 건너 유리창 너머에서 웃고 있는 그 사람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서성였다.


  자정이 다 된 퇴근시간, 문 밖을 나온 그 사람을 따라가던 나의 시선엔 금새 다른 사람이 함께 들어오게 되었고, 그 얼굴이 아는 얼굴임을 인식하게 되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기다림에 떨리던 두 발은 그대로 굳어버렸고, 미안함에 웅크린 심장도 그렇게 멈춘 것만 같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