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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 Joonhee Mar 07. 2018

크링쇼의 겨울

Winter in Kringsjå

노르웨이는 겨우내 눈이 아주 많이 내리는 나라였다. 다행히도 한국처럼 살을 애듯 춥진 않다. 오히려 아늑하고 포근. 길이 미끄럽거나 질척거려 팽귄처럼 걸어야하는 건 조금 불편하지만, 베란다에 가득 쌓인 눈은 그 속에 캔맥주를 넣어두거나 오븐에서 꺼낸 뜨거운 식기를 식히기에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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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그동안 엄마처럼 챙겨주던 따뜻한 메이언니가 본국으로 떠났다. 여기 온지 얼마 안되었을 때 공용 부엌 싱크대가 막힌 적이 있다. 누구도 나서지 않았는데, 메이 언니가 두팔 걷어올리고 더러운 파이프로 용감히 돌진하던 게 생각난다. 존재만으로도 좋은 기운을 주는 사람. 늘 음식을 나누어주고, 하루가 어땠는지 물어봐주던 정 많은 메이가 많이 그리울 것 같다. 마지막 날 우린 음식과 마실 것을 나누었다.
낯선 곳에서의 유학생활이 전혀 외롭지 않다고 할 수 없지만, 그럴 때마다 키친에서 좋은 사람들과 온기를 나눌 수 있다.

참 감사한 일이다.



Norway has a lot of snow during winter... so a lot. It is not as cold as Korea, but rather cozy. It is a bit inconvenient to walk like a penguin because the road is slippery or sloppy, but the snow on the veranda is perfect for putting beer cans in it or for cooling hot plates taken out of the o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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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terday, Mei left to her country. I will miss her a lot like the other former flatmates. On the last day we shared our 'international' food and drink.
I can not say that living in this strange country is not lonely at all, but I can share warmth with good people in our kitchen every day. That's my Kringsjå life. 




옛글 2018.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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