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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 Joonhee Mar 06. 2018

4. 공부의 시작, 화재경보

2017.09.11.

가져온 곳: http://cafe.daum.net/undrlinereading/eKgQ/5 


Hvordan går det?(보르단 고르데 : How are you?) 

모두들 잘 지내시나요?


요즈음 한국 상황이 시끌시끌하네요. 외국에서 보는 한국은 정말로 전쟁이 일어날 것만 같아 조마조마하게 되는데.. 아마도 언제나 그랬듯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



1. 배우고자 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대학교


 오슬로 대학교 하면 떠오르는 학자, 박노자 교수님의 강의를 청강하게 되었습니다. 교수님 메일로 청강해도 괜찮을지 조심스럽게 여쭈어보니, 교수님께서는 내가 설령 학교 학생이 아닐지라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어떤 강의든 수강할 수 있다고 하시며, 와서 들어도 된다는 반가운 답장을 받았습니다.

 박노자 교수님께서는 이번 학기에 북한 사회에 관한 강의를 하시고 계시는데, 수강생이 무려 60명이 넘는다고 하시네요. 여기에서도 북한이 이렇게 인기(?)가 좋습니다. ^^;

 (아! 도서관 친구들에서 만들어준 명함을 드리고 저도 교수님 명함도 받았습니다 ^^v)


 북한 강의도 재미있고, 박노자교수님을 직접 뵙고 인사드린 것도 영광스러운 일이었지만, 그보다, 이 나라에서 배움에 대한 인식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대학교를 떠올려보면 다른점이 참 많아요. 학생인 사람들만 출입가능한 한국 대학교 도서관과 다르게 여기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비싼 수업료를 내야 수강할 수 있는 한국의 대학교와 다른, 자국민을 비롯해 저와 같은 외국인들에게도 무료인 대학교. 일종의 세금과 같은 것으로 운영되다보니, 학생이 아니어도 누구나 배우고자 한다면 언제든지 청강할 수 있는 대학교 입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 핀란드에서 온 친구, 한나와 이야기를 해본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개방된 배움의 공간에 대해 놀랐다고 말하니 그녀는 "'내가 배우고 싶다'고 할 때, '안돼, (돈 없으면) 배우지 마.'라고 하는 건 좀 치사하지 않냐"고요.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이미 학위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는 한국 대학교와는 그 기본 철학 자체가 다른 것 같아요.


2, 표절하면 국외추방?!


 학기가 시작되면서 제가 속한 교육학과에서 인터네셔널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내용 중 하나가 바로 표절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만약 표절 등 "Cheating"을 하게 되면 심한 경우 국외 추방된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물론 그 전 단계들을 거쳐지면서 실제로 추방된 학생은 없을 거라고 생각되고, 또 일부러 강하게 경고하고자 이렇게 말했을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어찌되었건 학문을 함에있어 표절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는 것은 알게되었습니다.


 3. '진짜 공부'의 시작


 1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3개의 과목을  의무적으로수강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한 과정이 끝나면 시험을 치르고 다음과정이 시작되는 형식으로 되어있습니다. 읽어야할 논문들이 엄청 많습니다. 일종의 과제인데요. 다음과 같아요.





그러니까.. 12월 학기 말까지 693+699+599 페이지 만큼의 논문을 읽어야한다는 말이네요. 훑어라도 다 읽으면 성공한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토종 한국인이라, 영어논문 읽기가 무척 어려워요. 아직 1학기라고 아름다운 산과 강으로 여행다니는 영어 네이티브 스피커들이 정말로 부러웠어요.  흑흑.. ㅠ



처음 교수님이 숙제로 한 논문을 읽고 메모해오라는 간단한(?)숙제를 내주셨어요. 2시간을 넘기지 말라고 하셨는데, 저는 무려.... 3일 걸렸네요.

제가 가르쳐 왔던 아이들 중 많은 부진아들의 마음을 아주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뭐.. 그래도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긍정의 힘으로!


다음에는 우리와 다소 다른 수업 풍경에 대해서도 말씀 드리겠습니다. 계속 이렇게 지루한 이야기를 계속하다간 읽기를 포기하실 것 같아서...



4. 화재 경보 발생


화제를 바꾸어 화재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정말로 제가 사는 건물에 화재 경보기가 엄청 큰 소리로 '띠링~~~~~'하고 울렸습니다. 나중에 보니, 진짜 불이 난 것 같진 않고 어느 집에선가 오븐이 과열이라도 된 건지 아니면 경보기에 단순 이상이 생긴 건지 물어보지 않아 알 수는 없었네요. 친구가 사는 옆 동에도 엊그제 경보기가 두번씩이나 울려서 잠옷차림으로 대피 했다는 걸 보면, 이런 일이 드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사소하게 놀란 점이 몇 가지 있어요.


1. 바로 모두가 밖으로 나온다.
2. 따로 신고하지 않아도 즉시 소방차가 달려 온다.
(3. 소방관들이 잘생ㄱ...)
...


이, 너무나 당연한 사실에 놀라는 내가 참 유감스러웠습니다. 한국에서 학교에 근무할 때도, 이렇게 경보기가 (오작동이든 장난이든) 가끔 울리곤 했었죠. 다행히 요즈음에는 수칙대로 아이들 대리고 운동장으로 대피를 합나다만,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진짜 아니겠지', '나가야 하나?' 고민하던 우리, 우리도 이렇게 반성하고 고쳐나갑시다. 안전과 관련된 것은 원칙대로!




마무리하며


오슬로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말 '내가 우물안 개구리였구나.' 하는 생각이 매일같이 드는 나날 입니다. 특히 우리와 사뭇다른 강의실 풍경도 인상적인데요, 우리 교육이 지향해야할 점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한국교육을 착실히 받은 저로서 어려움도 많고 배울 점도 무척 많았거든요. 언젠가 꼭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평화! 무엇보다 평화를 기원하며~!


모두들 Ha det bra~! (하데브라! : good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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