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 Joonhee Apr 30. 2018

남북정상회담과 국가의 의미

외국에서 바라본 남북정상회담의 감동 그 후

남북 정상회담 후 설레는 마음에 요사이 공부를 거의 못했습니다. 방송을 보며 울기도 많이 울었고요. 제가 좀 유별난 감정형 사람이기도 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전히 두근거리는 가슴은 어쩔 수 없네요.


저처럼 외국에 나와 있는 한국인이라면 꼭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남한이라는 출신지를 밝힌 후면 으레 시작되는 김정은과 북한 사람들 이야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외국인들은 그들이 접한 미디어에서 비친 모습 때문인지 김정은이나 북한국민들의 모습이 무슨 열등한 문화 속 야만인쯤으로 생각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묘한 감정이 느껴집니다. 그 왜 있잖아요, 아무리 형제끼리 싸웠다 해도 다른 사람이 우리 오빠 욕하면 싫은 것처럼요. 그래서 나는 그때마다 친구들에게 북한이 실제로 미디어에 비친 것과는 다를 수 있으며,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고 설명을 해야 합니다. 한국에 있을 때, 내가 북한을 이렇게 두둔하고 있으리라고는 정말로 생각지도 못했네요. 


요즘 들어 '민족이란 뭘까? 민족주의는? 그건 다 나쁜 걸까?'라고 스스로 묻게 됩니다. '한민족'이라는 말을 더 이상 쓰지 않는 시대잖아요. 저도 굉장히 비판적으로 보고 있는 편이고, 일명 '국뽕'이라는 걸 정말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오히려 한국사회문제에 대해 비판적이고 자조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죠. 그런데 외국에 살며 한편으로 왜 자꾸 내 나라, 내 뿌리가 그리워지는 걸까요. 한국에 돌아가면 이제는 연주하지 않는 가야금과 민요를 다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까요. 크림소스라는 걸 처음 먹어봤을 것 같다며 저에게 열심히 설명해주던 사람 때문이었을까요. 한글을 처음 보는데, 참 웃기게 생겼다고 비웃던 사람 때문이었을까요. 북한 이야기를 혐오스럽듯 말하며 조롱하던 사람 때문이었을까요. 내가 가난할거라 생각하는 '선진국'에서 온 사람 때문이었을까요. 그 밖에 사소한 차별 때문이었을까요. 내 나라 내 민족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작가 엘리자벳과 만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