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도쿄 긴 교토 (3) - 06.24
도쿄는, 뭐랄까 서울과 너무 닮아있다. 바쁘고 무표정한 사람들, 거미줄처럼 연결된 지하철, 항상 그걸 이용해 이동하는 동선, 높은 건물들, 수많은 백화점과 쇼핑센터, 지역의 특산물보다는 전국에서 모여든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있는 도시. 디테일을 따지면 다른 점들이 많겠지만 그 ‘인상’이 서울과 너무 닮아있다.
너무 다르면 두려움이 더 크니까 일본을 여행지로 선택하긴 했지만, 해외여행이 주는 묘한 이질감 그게 여행이라는 느낌인데, 도쿄에서는 그런 느낌이 적다. 말이 안 통한다는 정도?
특히 바에 앉아서 여행객인 티를 팍팍 내도 바텐더가 말을 걸어주지 않을 정도로 타인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점이 쇼핑에는 관심 없고 술 마시기 좋아하는 여행객에는 빵점이다.
그래서 도쿄에는 정이 안 간다. 뭔가 재미가 없다. 교토가 좋고, 큐슈의 작은 도시들이 좋고, 오키나와가 좋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오늘은, 며칠 만에 익숙해진 거리 풍경을 하나 그렸다. 이케부쿠로 동쪽 출구 앞의 큰 교차로. 나에게 가장 강하게 남은 이케부쿠로의 인상.